북한 KN-23 개량 미니 SLBM 발사...전술핵 탑재 대남 공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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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KN-23 개량 미니 SLBM 발사...전술핵 탑재 대남 공격 가능?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0.20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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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이스칸데르, 초대형 방사포,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장거리 미사일 등 대남 공격 무기에 추가

북한이 19일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고 공개하면서 대남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초대형 방사포 KN-25,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유사 시 전술핵을 실어 한국을 집중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수단이 추가된 셈이다. 

북한의 SLBM 시험발사일지.사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보미 부연구위원 '북한 SLBM의 실존적 위협 가능성'(2019년 12월호) 캡쳐
북한의 SLBM 시험발사일지.사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보미 부연구위원 '북한 SLBM의 실존적 위협 가능성'(2019년 12월호) 캡쳐

노동신문은 20일 "국방과학원은 5년전 첫 잠수함발사전략탄도탄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공화국의 군사적강세를 시위한 '8.24영웅함'에서 또다시 새(신)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며 수면 아래서 발사돼 미사일이 점화되는 모습과 부상하는 잠수함 사진을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켰다"면서 "국방기술고도화와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능력향상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오전 10시 17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추가 제원과 특성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60km 사거리 약 590km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2000t급의 기존 고래급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북한은 '영웅함'이라고 공개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측 발표 내용과 사진, 그리고 어제 우리 군 당국이 고도 60km, 사거리 590km 정도라고 언급한 것을 종합해 보면 신형 단거리 SLBM 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김 교수는 "아마 지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에서 북극성 1형 옆에 보였던 미상의 소형미사일이지 않을까 한다"면서 "사진에도 몸체에 날개가 보이듯이 외형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하고 어제 우리 군이 발표한 비행거리와 비행고도, 북이 보도한 내용에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를 SLBM으로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도 60km, 사거리 590km이면 기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특성과 유사하니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5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수중 시험발사는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에서 이뤄졌다.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SLBM의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핵탄두 탑재 SLBM으로 기습 공격하고 한국의 대공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형이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월에는 '북극성-5ㅅ'형이 공개됐고, 지난 11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 전람회 현장 사진엔 '미니 SLBM'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도 등장했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천명한 이후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올해 들어 여덟 번째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등 지난달에만 네 차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한미일 세 나라의 북 핵 수석대표와 정보수장들이 각각 워싱턴과 서울에서 회동해 대북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행동으로 보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보낸 셈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의소리방송(VOA)에 "SLBM이라고 하더라도 단거리 미사일이기 때문에 전략도발에 해당되진 않지만 북한은 이를 통해 미국을 향해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안을 갖고 오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보미 부연구위원은 지난 2019년 'INSS 전략보고' 12월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일각에서는 북한의 SLBM을 ‘게임체인저(a game-changer)’로 지칭할 정도로 위협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실전배치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하였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SLBM이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에는 아직 기술·운용 측면에서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보미 부연구위원은 "이는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에 기인한다"면서 "북극성-3형은 지상기반 미사일에 비해 취약성이 더 높고, 신형 잠수함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잠항 능력 또한 증명되지 않았다. 미사일과 잠수함 모두 2차 타격능력 확보에 필요한 최소 생산능력을 갖추었는 지 역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연구원은 "북한이 기술적 제약과 경제적 한계를 극복하고 몇 척의 잠수함과 몇 기의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지휘통제체계를 확립해 운용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면서"이론으로 SLBM을 운용할 수 있는 것과 실전배치에는 큰 간극이 존재함을 염두에 두지 않고, 북한 SLBM의 위협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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