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미군 일부 대만 주둔" VS 국방부 장관 "훈련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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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미군 일부 대만 주둔" VS 국방부 장관 "훈련 참가"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0.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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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군이 대만에 있는 사실을 인정했다. 대만 총통이 미군이 대만에 있음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은 40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 장관은 미군이 주둔하는 게 아니라 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을 수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은 차이잉원 총통 발언을 '도발'로 규정하고 군사 준비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차이 총통은 28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미군이 대만군 훈련을 위해 일정 규모가 대만에 있음을 공식 인정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에서 주둔군을 철수했다.차이 총통은 인터뷰에서 '대만군을 훈련시키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미군의 규모에 대해 정확히 언급하지 않으면서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 않는 수"라고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SCMP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SCMP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지난 7일자 기사에서 대만 지상군 훈련을 위해 특수작전 부대원과 해병 파견대원 등 약 24명의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병대원은 대만 해병대원과 소형 보트 훈련을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과 관련해 추궈정 대만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만 국회인 입법원에 출석해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이들은 양국간 접촉과 교환의을 포함하는 정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만 영자신문 타이완뉴스가 보도했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이잉원 총통 인터뷰가 나온 후 내0보낸 기사에서 중국군 교관이자 군사 문제 해설자인 쑹중핑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대만 미군 주둔 확언을 대단히 도발하는 움직임으로 간주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군사 준비를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과 중국,미국 등의 관계를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SCMP
대만과 중국,미국 등의 관계를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 사진=SCMP

차이잉원은 2016년 대만 사상 최초로 여성 총통에 취임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뛰어들었으며 반중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대만의 UN 참여 방안을 논의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미군은 지난해 초 대만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대만 군인을 훈련시키는 영상을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공격받을 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원조를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 밝혔다. 차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라고 믿느냐'는 물음에 "미국과 우리가 가진 장기 관계와 미국 의회와 미국인들의 지지를 고려할 때 그런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 방어능력 향상을 위해 군개혁을 시급히 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견줘 작은 군대규모를 감안할 때 비대칭전능력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자국 방어를 위해 국방력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대만군은 잠수함 8척 건조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8월에는 F-16 등 신무기 도입에 14억 달러(약 1조6384억원)을 투입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달 새로운 미사일 개발 비용을 포함해 향후 5년간 2400억대만달러(약 10조원)를 추가 편성하는 특별 예산안도 의회에 제출했다.

차이 총통이 미군의 주둔을 인정하고 주변국의 원조를 호소하고 나선 것은 최근 양안(대만과 중국)간 군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달 초 전투기와 핵폭격기, 대잠초계기 등 군용기 150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TADIZ)에 진입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과 평화 통일을 원한다면서도,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만과 중국은 70여년 전 국공 내전이 끝난 후 국민당이 대만으로 후퇴한 이래로 분리됐다. 유엔(UN)안전보장이사회는 대만의 몫이었으나 중국 국력이 강해지면서 대만은 UN에서 지위를 상실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과 단교했으며 중국 또한 대만을 하나의 지방 행정 구역으로 취급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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