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연간기업수익성 1.8%p↓, 물가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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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연간기업수익성 1.8%p↓, 물가1.6%p↑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11.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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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서 주장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환율안정과 국제원자재 수급안정 지원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제 원자재가 급등(올해 1~9월 기준)이 기업 채산성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연간 1.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1.6%포인트의 상승 압력을 받는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이 국제원유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 50% 기업 부담 시 기업규모별 채산성 변화. 사진=한국경제연구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 50% 기업 부담 시 기업규모별 채산성 변화. 사진=한국경제연구원

국제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4월 저점을 찍은 이후 최대 5배까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해 4월 배럴당 15.06달러에서 지난 10월 75.03달러로 약 5배 치솟았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3.6배, 브렌트유는 3.8배 올랐다.

금을 제외한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선물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백신효과와 그간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로 글로벌 경기가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달러 기준 원재료 수입물가지수 분기자료에 기초해 코로나19 상황의 국제원자재가격 증감률 추이를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기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정점의 국제원자재 가격상승률이 올해 3분기 60.8%로 과거 외환위기(2000년 1분기 57.8%)와 금융위기(2010년1분기 39.8%)기보다 높았다고 평가했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의 증감률 고저점간 격차도 이번 코로나19 시기에서 가장 커 기업의 대응이 많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의 증감률 저점은 지난해 2분기 -34.5%, 현재까지의 고점은 올해 분기 60.8%로 고·저점 차이가 95.3% 포인트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3%에 이른다.

금융위기 기간(2008.4분기~2010년 2분기)의 경우 2009년 2분기 -43.0%이 저점, 2010년 1분기 39.8%가 고점으로 고·저점 차이가 82.8%포인트였다. 외환위기 기간(1997.4분기~2000년 1분기)에는 1998년 1분기 -24.3%가 저점, 2000년 1분기 57.8%가 고점으로 고·저점차이가 82.1%포인트로 조사됐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3%에 이른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 50% 가격 전가 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사진=한국경제연구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분 50% 가격 전가 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사진=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기업들이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나머지 절반은 자체 흡수한다는 가정 아래 기업 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 업종을 제외한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5년간(2015∼2019년) 평균 5.2%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이후 1.8%포인트 하락해 3.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규모별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대기업이 2.0%포인트로 중소기업(1.5%포인트)보다 컸다. 한경연은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율이 더 높은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 가격에 전가한다면 소비자 물가는 1.6%포인트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4월 이후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결국 3%대로 치솟았다. 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률이 마지막으로 3%대를 보인 것은 2012년 2월(3.0%)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공업 제품의 물가 기여도가 1.40%포인트로 가장 컸다. 공업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4.3% 상승해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 제품의 상승률은 27.3%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가 모두 뛰었다. 달걀(33.4%),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수입 쇠고기(17.7%) 등 축산물은 13.3% 올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가격 규제 등 인위적 물가 억제책 대신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할당 관세 등을 통해 국제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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