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 10년만에 최고 수준…애그플레이션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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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가격 10년만에 최고 수준…애그플레이션 자극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11.08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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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가격지수 1년새 31% 올라… 밀-옥수수 등 곡물가격은 22%↑

세계 식량 가격이 10년 사이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장바구니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라면,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올린 가운데 외식 물가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의 한 농부가 컨베이어벨트에서 밀을 보여주고 있다.사진=FAO
우크라이나의 한 농부가 컨베이어벨트에서 밀을 보여주고 있다.사진=FAO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2로 전달보다 3.0%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4% 올랐다. 이는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잡고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국제 가격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 보여준다.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은 1년 전보다 22.4%, 9월보다는 3.2% 각각 올랐다.

세계식량농업지수추이. 사진=FAO
세계식량농업지수추이. 사진=FAO

팜유, 유채씨유 등 유지류 가격도 전년 동월에 비해 73.5%, 전달에 비해서는 7.5%나 급등했다.

육류와 설탕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2.1%, 40.6%나 올랐다. 전달에 비해서는 0.7%,1.8% 상승했다.

세계 식량 가격은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원재료가격을 판매가격(판가)에 얼마나 반영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세계 식량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 국내 가공식품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회사들은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여름부터 줄줄이 라면 가격을 올렸다. 과자회사인 해태제과와 롯데제과도 홈런볼, 카스타드 등 주요 과자의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팔도는 이달부터 비락식혜 등 음료 24종류의 가격을 평균 8.2% 인상했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제품 업체들이 지난달 우유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이달 롯데푸드도 파스퇴르우유 등 유제품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나섰다.

식음료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에 물가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로 1년 전에 비해 3.1% 올랐다. 국수(19.4%), 라면(11.0%), 비스킷(6.5%), 빵(6.0%) 등 밀가루를 재료로 쓰는 식품의 가격이 많이 뛰었다.

특히 라면 가격은 2009년 2월(14.3%)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식용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2.3% 올랐다. 김장철을 앞두고 수요가 많아진 소금 가격은 1년 새 23.9% 치솟았다. 고추장(8.3%), 물엿(8.0%), 식초(6.2%), 설탕(6.0%) 등 조미료 가격도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에 이어 가공식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3.2% 올랐다. 생선회가 8.8%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죽(7.6%), 막걸리(7.4%), 갈비탕(6.5%) 등도 가격이 뛰었다. 김밥(4.8%), 라면(3.9%), 떡볶이(3.5%) 등 분식류 가격도 인상됐다. 치킨 값은 3.8% 올랐다.

전문가들은 국제 가격 상승에 따른 식품 가격 인상이 국내 물가를 더 자극할 것으로 염려한다.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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