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플레, 미국 소비자에 타격"...10월 CPI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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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플레, 미국 소비자에 타격"...10월 CPI 6.2%↑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11.1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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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종식, 공급망 문제해결, 복지법안 처리 등 세 가지 처방전 제시했지만 효과는 "글쎄요"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인의 경제 사정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미 백악관이 인정했다.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2%로 1990년 11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을 만큼 맹위를 떨쳤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하자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코로나19 종식, 물류 공급망 문제 해결, 사회안정망 강화를 위한 사회복지법안 의회 처리 등 세 가지를 처방전으로 제시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진=VOA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진=VOA

디스 NEC 위원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각) 여러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지속적인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국민들에게 어려움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인정했다고 미국의 국무부 산하 관영매체인 미국의소리방송(VOA)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디스 위원장은 지난 14일, ‘NBC’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을 보이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물가 상승은 미국인의 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주고 있고,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국민들이 타격을 받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 10월 C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단위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미국 10월 C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단위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그는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당시 미국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미 경제 위기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디스 위원장은 같은 날 CNN 방송에도 출연해 "팬데믹과 경제가 연관돼 있다는 점을 일관되게 말해오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정책의 실패라기보다는 전 세계 팬데믹에 의한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달 보다는 0.9% 각각 올랐다. 이는 지난 1990년 11월 이후 최대 폭으로 급등한 것이다. 특히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그중에서 에너지 상품이 49.5% 가격이 올랐다. 에너지 상품 중 휘발유 가격은 49.6%, 연료유는 59.1% 각각 상승하면서 물가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VOA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휘발유 가격은 갤런(3.8리터)당 3달러 30센트로 1년 전과 비교해 1달러 이상 올랐으며 지난 2014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또 식료품 등 장바구니 가격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5.3% 오르면서 미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실정이다.

미국의 지난 10월 에너지 가격 상승률.사진=미국노동통계국
미국의 지난 10월 에너지 가격 상승률.사진=미국노동통계국

디스 위원장은 소비자 물가에 대한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고  내년이 되면 물가 상승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을 언급했다. 디스 위원장은 "물가 상승을 꺾기 위한 모든 가능성이 책상에 올려져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적 비축유(U.S. Strategic Petroleum Reserve)를 공급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현재 미국 정부의 휘발유 재고는 약 2억1200만 배럴에 이른다.

미국 정부가 석유를 풀 경우 단기에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미 동부와 북대서양 정유 시설의 석유 공급 중단 사태 등 긴급한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닌 이상 정부 비축유를 개방하는데 조심스럽다. 

디스 위원장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줄일 방안으로 세 가지를 내놓았는데 가장 첫 번째 언급한 것이 바로 코로나 팬데믹 종식이다. 디스 위원장은 "코로나와 관련된 일을 먼저 끝내야만 한다"면서 "코비드가 없는 직업 환경을 만듦으로써 경제 정상화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은 아이가 백신을 맞음으로써 부모들이 마음 편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둘째로는 물류 공급망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아시아에서 온 80척이 넘는 컨테이너선이 하역은 물론, 정박조차 하지 못한 채 미 서부 해안에 떠 있는 등 미국은 최악의 물류 대란 사태를 맞고 있다. 디스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서명하는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안을 통해 물류 병목 현상 해소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사회 복지 법안을 의회가 통과 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복지법안은 저소득층의 주거 개선 사업과 교육, 기후 변화 대응에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은 이번 주 법안 처리를 한다는 계획이지만, 상원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높은 물가 상승에 인프라 법안 처리도 난항을 겪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도 흔들리고 있다.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지난 7일~10일, 성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41%로 취임 이후 가장 낮게 나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53%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3개월이 지난 4월, 지지도가 52%에 달했지만, 6월에 50%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9월 조사에서 지지도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44%로 최저점을 찍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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