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53억 달러 감소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엔화 등 기타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1년 11월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4639억1000만 달러로 한 달 사이 53억달러 줄었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매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0월에는 역대 최대치인 469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1월 들어서는 미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줄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DXY)는 96.34로 전달에 비해 3.2% 올랐다. 이에 유로화는 3.3%, 파운드화는 3.5%, 호주달러화는 5.2% 절하됐다.
연초 1000원대 초반이던 원·달러 환율은 11월 말에는 1180~1190원 선에서 거래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4209억4000만 달러로 전체의 90.7%를 차지했다. 한 달 전에 비해 25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어 예치금 181억9000만 달러(3.9%),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153억5000만 달러(3.3%), 금 47억9000만 달러(1.0%), IMF에 대한 출자급 납입, 융자 등으로 보유하는 교환성통화인출권리인 IMF포지션 46억8000만 달러(1.0%)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다. 1위 중국은 3조2176억 달러로 한 달 동안 170억달러 늘었다. 2위 일본은 1조4045억 달러, 3위 스위스는 1조862억 달러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