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차기 전투기 사업은 결국 미국 F-35와 스웨덴 그리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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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차기 전투기 사업은 결국 미국 F-35와 스웨덴 그리펜 싸움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1.12.05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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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공군의 CF-18을 대체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차기 전투기 사업의 윤곽이 드러났다. 공개 입찰에 응한 두 개 컨소시엄이 적격 판정을 받았다. 결국 미국 록히드마틴 컨소시엄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으로 록히드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와 사브 그리펜간의 양강 대결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2025년 1호기 인도를 예상하고 있다. 과연 누가 승자가 되고 캐나다 어떤 신형 전투기를 도입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캐나다 차기 전투기 후보 기종인 F-35(왼쪽)와 그리펜E 전투기. 사진=록히드마틴과 스웨덴 사브
캐나다 차기 전투기 후보 기종인 F-35(왼쪽)와 그리펜E 전투기. 사진=록히드마틴과 스웨덴 사브

캐나다 연방정부는 지난 1일 제출된 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두 곳이 '캐나다 미래 전투기 능력 프로젝트' 경쟁입찰 절차에 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전투기 성능과 비용, 경제 효용 등을 엄격히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곳은 미국 정부와 록히드마틴, 프랫앤휘트니 컨소시엄, 스웨덴 정부와 사브, 딜(Diehl Defense),MBDA영국,라파엘 어드밴스트 시스템스 컨소시엄이 그들이다.

수퍼호넷을 제안한 보잉은 탈락했다. 캐나다 언론인 캐나디언 프레스는 일주일 전 방산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캐나다 정부가 지난달 보잉에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보잉의 탈락을 확인했지만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캐나다와 미국이 북미 영공을 수호하기 이해 매일 전투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의 밀접한 관계,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나 북미방공사령부(NORAD)의 일원도 아니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는 의외였다. 

더욱이 애시당초부터 이번 공개입찰은 미국 F-35를 선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었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제 캐나다 차기 전투기 사업은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 블록4와 사브 그리펜 E의 대결로 압축됐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내년 최종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총 88대를 도입할 이번 사업의 규모는 190억 캐나다달러(미화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미국과 스웨덴 정부, 방산 기업간 경쟁이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캐나다 공군의 호넷 전투기 CF-18이 이륙하고 있다.미국 보잉이 생산한 호넷 전투기는 길이 17.07m, 너비 12.31m, 높이 4.66m의 크기를 갖고 있다. 최고속도는 마하 1.8이다. 사진=캐나다공군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캐나다 공군의 호넷 전투기 CF-18이 이륙하고 있다.미국 보잉이 생산한 호넷 전투기는 길이 17.07m, 너비 12.31m, 높이 4.66m의 크기를 갖고 있다. 최고속도는 마하 1.8이다. 사진=캐나다공군

전세계 공군들이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와 F-35의 최고속도가 마하 1.6에 이르고 무기 탑재량이 8.1t에 이르는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캐나다가 1997년 F-35 개발에 6억1300만 미국 달러를 내면서 참여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 블록4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F-35 개발 파트너국들은 할인 된 가격에 F-35를 살 수 있다. 스티븐 하퍼 보수당 정부는 지난 2010년 수의계약으로 F-35 65대를 구매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성능문제가 불거지자 결정을 철회했다.

이후 등장한 자유당 정부는 F-35가 고가라며 구매하지 않겠다며 경쟁입찰로 조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유당 정부는 이어 우선 18대를 경쟁입찰 없이 구매하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다가 보잉이 캐나다 항공기업체 봄바디어의 C-시리즈를 둘러싸고 무역분쟁을 일으키가 캐나다정부는 이 계획을 취소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캐나다와 무역분쟁을 일으킨 기업과 연방계약을 추진하는 기업에 페널티를 물리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렇지만 4.5세대로 분류되는 그리펜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정평나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누가 유리하다고 속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앞으로 최종 획득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두 곳에 대한 추가 분석을 바탕으로 최종 입찰자와 고위 협상에 들어갈 수도 있고 두 곳 컨소시엄에 제안서를 개선하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노후 전투기를 계속 유지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 CF-18을 대체하기 위한 새 전투기가 도입되기까지는 수억 달러의 캐나다 국민 혈세가 더 들어가야 한다. 캐나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5년 1호기가 인된다. 그리고 마지막 전투기는 2032년이 돼야 비로소 캐나다에 도착한다. 그때는 CF-18 전투기의 기령이 무려 50살이 된다. 2030년이면 전세계 전투기의 상당부분은 스텔스기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캐나다공군이 돈먹는 하마가 될지도 모를 CF-18을 계속 운영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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