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호주에 K-9 자주포 수출...'파이브아이스' 국가에 첫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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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호주에 K-9 자주포 수출...'파이브아이스' 국가에 첫 수출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1.12.13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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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포 30문, 탄약장갑차 15문 공급

한국 명품 자주포 K-9 '썬더'의 호주 수출이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 국빈방문에 나선 가운데 방위사업청과 호주 획득관리단(CASG)은 13일 호주 캔버라에서 한-호주 방위산업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열린 체결식에서 두 기관을 대표해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토니 프레이저 CASG 청장이 MOU에 서명했다. 수출규모는 10억 호주달러(미화 7억 달러, 8조 4258억 원)다.

호주 수출이 성사도힌 한국 포병의 자존심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호주 수출이 성사도힌 한국 포병의 자존심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양해각서 체결식이 종료된 후 CASG는 한국 K-9 자주포 획득을 위해 HDA(Hanwha Defense Australia)와 계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와 리차드 조 한화디펜스 호주법인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로써 호주는 한국을 포함해 8번째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국가가 됐다. 호주 정부는 육군 현대화 노력의 하나로 'LAND 8116' 자주포 도입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20년 9월 한화디펜스의 K-9 썬더를 단독 후보 기종으로 선정한 후 최종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한화디펜스는 호주 육군에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한다. 이는 K-9 자주포를 미국, 영국,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파이브아이스1' 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것이며,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K-9 썬더는 지난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600여 문이 수출됐으며, 이번 계약으로 K-9 수출 국가는 7개 국가로 늘어났다.

호주 육군이 운용할 K-9 자주포는 '덩치가 큰 거미'라는 뜻의 '헌츠맨(Huntsman)'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으며 기존 K-9 자주포 대비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강화된 제품이 납품될 예정이라고 한화는 설명했다.

155mm, 52구경장 장포신을 탑재한 K-9은 최대 사거리가 40km에 이른다.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 포탄 이송과 장전장치를 장착해 격 명령을 받은 지 30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다. 또 15초 이내에 최대 3발, 분당 6~8발, 3분 동안 연속 18발을 사격할 수 있어 초기에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방어력을 키우고 각종 장치를 넣다보니 전투중량은 47t에 이른다.

K-9의 능력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검증됐다. K-9은 기습을 당한 상황에서도 곧바로 대응 사격에 나서 북한 진지를 초토화시켰다. 불이 붙은 채 반격에 나선 K-9의 사진은 전세계 언론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K9 '썬더'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K9 '썬더'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한국과 호주는 2001년 8월 양국 국방부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효력 만료, 방산 협력 조직 개편, 한-호주 수교 60주년 기념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춰 새롭게 양해각서를 체결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양해각서의 효력은 2011년 8월 만료됐고 한국은 2006년 1월 방위사업청이 개청, 호주는 2015년 6월 CASG가 개청되는 등 방산 협력과 획득 주무 부처가 바뀌었다. 

이 같은 변화로 해마다 열린 한-호주 방산 협력 공동위가 2014년 9차 회의 이후 7년 만인 올해 7월에 10차 회의를 여는 등 두 나라간 방산 협력과 방산 수출 지원의 중요성 재인식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2020년 3월부터 한-호주 간 실무협의와 법무 검토를 통해 양해각서 체결을 지속 추진했고, 양국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문에 넣어 결실을 맺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호주의 무기체계 획득전문기관인 CASG는 방사청의 방위산업과 방산물자 협력을 위한 공식채널이 됐다. 또한, 방산 협력 현안 해결을 위한 방산 협력 공동위를 다시금 정례화하고 정부 차원의 방산 수출 지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호주는 한국과 전략적 동반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6·25 한국전쟁부터 시작된 호주와의 방산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리차드 조 한화디펜스 호주법인장은 "오랜 노력 끝에 호주 군에 K9 자주포를 공급하는 뜻깊은 결실을 맺어 영광"이라면서 "앞으로 호주 육군의 전투력과 자주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호주 현지 협력사들과 함께 적기납품 등 약속된 사항들을 빈틈없이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한-호주 양해각서 서명과 K-9 자주포 계약을 통해 양국의 K-9 자주포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무기체계 간 합동성을 증진하는 방안도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한-호주 간 방산 협력 기반이 우주 방산 분야까지 뻗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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