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의 고집이 자초한 화...리라화 폭락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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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의 고집이 자초한 화...리라화 폭락 경신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1.12.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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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또  폭락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터키 중앙은행(TCMB)의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급락한 것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시장개입에 나섰다. 금리인상 등을 단행하지 않는 이상 터키 리라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관측된다.

100리라 짜리 터키 지폐. 사진=모하마드 알누르 트위터
100리라 짜리 터키 지폐. 사진=모하마드 알누르 트위터

14일 CNBC통신에 따르면, 13일 터키 외환시장에서 리라는 1달러 당 14.99리라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1시25분에는 달러당 14.33 리라에 거래됐고 현지시각 오후 7시께는 달러당 13.81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에 대한 리라 환율이 1달러당 14리라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터키 중앙 은행은 성명을 내고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달러를 팔아 리라가치를 떠받치겠다"면서 "환율의 불건전한 가격 형성 때문에 매매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리라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은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와 국제신용평가 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경고영향을 받았다.  때문이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19%이던 금리를 15%까지 낮췄다. 여기에 오는 16일로 예정된 통화정책 위원회에서 중앙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예상해 리라를 팔아치운 것이다.

S&P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의 기준금리인하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낮추며 향후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경고했다. 현재 S&P가 터키에 부여한 국가 신용등급은 투자 적격보다 4단계 낮은 B+다. 국가신용도가 떨어지면 해외 차입비용이 늘어나 그만큼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리라가치는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S&P는 "우리견해로는 현재의 통화완화 정책과 상당한 터키 리라 평가 절하는 내년 초에 고점인 25~30%에 이를 인플레이션을 더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라화 가치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통화량을 늘려 물가를 올리는 대신 외화 특히 달러화에 대한 리라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통화가치 하락을 막고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공법인데 터키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터키 대통령.사진=터키 인스탄트닷컴
레제프 타이이프 터키 대통령.사진=터키 인스탄트닷컴

터키 중앙은행인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집탓이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만 에르도안 대통령과 여당은 금리인상이 성장의 적이라며 고금리에 반대해왔다.인플레이션에도 에르도안의 강압에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정책을 펼쳤다. 터키의 물가는 1년 전보다 20% 급등했다.

누레딘 네바티 재무장관은 이날 터키는 금리인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바티 장관은 "우린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금리인상을 않고도 할 수 있는 걸 볼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통화완화를 중단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달러 매각을 통한 시장개입은 리라화 평가절하 압력을 제한하고 하락속도를 늦추는 임시미봉책일 뿐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터키의 외환보유액이 많지 않아 외환 방어벽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탓이다. 

스톡흘름에 있는 한델스블랑켄 매크로 리서치의 에릭 마이어슨(Erick Meyersso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중장기로 리라 하락을 역전시키거나 안정화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면서 "시장개입 비용은 리라화가 계속 평가절화되는 만큼 할 때마다 크질 것"이라면서 "외환보유액으로 큰 대가를 치러야 평가절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치캐피털의 신흥시장 외환전문가인 피오트르 마티스(Piotr Matys)분석가는 "실질금리가 아주 마이너스인 한 리라 매도압력은 계속 커질 것이고 터키 중앙은행은 귀중한 보유액만 낭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터키정부는 지난 몇년 동안 리라화 방어를 위해 1280억 달러를 썼지만 실패했다. 터키 CMBC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1239억 달러로 전달에 비해 2.2% 증가했다. 이중 달러 등 외화가 2% 늘어난 764억 달러, 금이  3% 늘어난 397억 달러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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