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농축산물·기름값·집세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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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라…농축산물·기름값·집세 급등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12.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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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5% 오르면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가공식품, 공업제품, 농축수산물 가격이 계속 오른 탓이 크다.  국제유가와 국제 곡물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물가는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지주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소비자물가지주 주요 등락률 추이. 사진=통계청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04.04(2020년=100)로 전전달에 비해 0.2%, 전년 동월에 비해 3.7% 각각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한 물가지수는 전기·가스·수도는 변동 없고, 공업제품은 하락했으나 서비스,  농축수산물이 상승해 전체로는 0.2%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해 전체로는 3.7% 상승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과 석유류제외지수인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달에 비해 0.4%,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각각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과 에너지제외지수는 전월 대비 0.4%, 전년동월대비 2.2% 각각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달에 비해 0.4% 하락했지만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4.6% 상승했다. 전년동월 대비 식품은 6.2%, 식품이외는 3.7% 각각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달에 비해 0.9%, 1년 전에 비해 6.7% 각각 상승했다.

올해 연간 물가지수는 102.50으로 2020년에 비해 2.5%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일 발표된 정부의 전망치(2.4%)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12월 주요 등락품목. 사진=통계청
12월 주요 등락품목. 사진=통계청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9년 만에 2%대를 웃돌았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4%를 찍은 후 2012년 2.2%, 2013년과 2014년 각각 1.3%를 기록했다.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가 발생한 2015년(0.7%) 이후 3년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2019년(0.4%)과 2020년(0.5%)에는 1965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0%대 상승에 머물렀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전년보다 8.7% 올랐다. 2011년(9.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농산물(8.3%), 축산물(12.7%), 수산물(1.4%) 등이 모두 올랐다. 특히 돼지고기(11.1%), 달걀(41.3%), 한우(8.9%), 쌀(9.4%), 사과(18.5%), 고춧가루(19.1%), 파(38.4%) 등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계란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사진=이정숙 기자
농축수산물 가운데 계란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사진=이정숙 기자

공업제품도 2.3% 상승했다. 2012년(2.8%)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14.8%)와 경유(16.4%), 자동차용LPG(18.0%) 등 석유제품 가격이 15.2% 올랐다.  밀 등 곡물가격 상승에 빵(5.5%) 등 가공식품도 2.1% 상승했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이 전체 물가를 1.5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2.0% 상승했다. 휴대전화료(1.2%), 외래진료비(1.8%), 하수도료(5.9%) 등 공공서비스는 1.0% 올랐으며 공동주택관리비(5.3%), 보험서비스료(9.0%), 생선회(5.7%), 구내식당 식사비(4.1%) 등 개인 서비스는 2.6% 상승했다.

전세(1.9%)와 월세(0.7%)가 모두 오르면서 집세도 1.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2011년(4.4%) 이후 1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보다 6.2% 올랐다.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8%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1.4%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이 하반기로 갈수록 커지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농축수산물 가격도 둔화됐다가 11~12월 오름세로 전환하는 측면도 있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조금씩 올라가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어 심의관은 내년 전망에 대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된 이유는 국제유가, 국제 곡물 가격,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공급 측면의 요인이 상당히 컸다"면서 "대외 불안 요인들이 지금 크게 완화되지 않고, 시차 반영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상당히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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