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당 공급량 감소에…설탕 가격 9개월 사이 28%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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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원당 공급량 감소에…설탕 가격 9개월 사이 28% 치솟아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1.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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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빵·음료값도 '불안'

새해부터 설탕 가격이 치솟으면서 디저트와 음료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 사탕단풍, 사탕옥수수 등의 즙이나 진액을 정제한 가루로 주로 단맛을 내는 데 쓰인다.

설탕 가격 상승은 원료인 원당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페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사이에선 설탕 사재기 움직임도 있다.

4일 다스닥닷컴에 따르면, ICE 선물거래소에서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설탕 가격은 파운드당 18.88센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저 가격인 4월 14.71센트보다 28.3% 오른 수준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3일에는 전거래일에 비해 0,74% 내린 파운드당 18.74달러를 기록했다.

설타 선물가격 추이. 사진=나스닥
설타 선물가격 추이. 사진=나스닥

설탕 가격 인상은 브라질 가뭄으로 원재료인 원당 생산량이 줄어든 게 원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호주와 함께 원당을 생산하는 주요 생산국인데 가뭄과 서리로 설탕의 원재료인 사탕수수 생산이 감소했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수출입 품목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브라질 설탕관련 단체[인 우니카(Unica)는 앞서 지난해 12월16일 2021/22 수확연도 설탕생산량이 3200만t으로 직전 시즌약  3850만t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니카에 따르면, 사탕수수 가공은 5억2500만t으로 직전 시즌인 2020/21년에 비해 13.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가뭄과 서리, 이동 제한에 따른 수요 감소 탓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풀이했다. 

사탕수수를 가공해 생산하는 에타놀 생산량은 277억 리터로 전년 동깅 대비 8.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에타놀 생산비중은 전년 53.93%에서 55.13%로 낮아진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기후 영향으로 원당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지난해 글로벌 해상 운임 역시 20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해 원당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설탕 가격 인상이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원당 원가 비중이 높은 탄산음료나 주스를 생산하는 음료 제조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음료는 특히 원가에서 원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면서 "지난해 원당 가격이 1년 만에 30%가량 올라 원가 부담이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설탕 대체재로 주목 받는 감미료 역시 원당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아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유행한 제로 슈거 음료에서 단맛을 내는 감미료 역시 원당 가격과 비슷해 대체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설탕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기미를 보이자 카페와 베이커리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지난해 제과·제빵에 사용하는 주요 재룟값이 치솟은 데다 설탕 가격까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탓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충격이 새해 벽두부터 우리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형국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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