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환율 1년5개월 만에 1200원대 마감...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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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환율 1년5개월 만에 1200원대 마감...향후 행보는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2.01.0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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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원·달러 환율 종가 1201.0원...미국 양적긴축 가능성 영향받아

원달러 환율이 6일  1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1200원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양적긴축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라 달러가 강세를 띤 영향을 받았다. 그렇기에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에는 호재이지만 수입 가격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뒤이어 국내 소비자물가도 상승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도 지속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긴축 가능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1년 5개월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차이나데일리
미국의 조기 긴축 가능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1년 5개월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차이나데일리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4.1원 오른 1201.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7월 24일(1201.50원) 이후 처음이다. 장중 한 때 1201.4원까지 올랐으나 정부의 구두 개입 발언이 나오면서 1197.1원까지 내렸다. 이후 다시 반등하면서 1200원대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달러 강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대차대조표 추이. 사진=하나금융투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대차대조표 추이. 사진=하나금융투자

앞서 5일(현시지간) 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회의에서 Fed는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특히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올해 3월로 앞당긴 만큼 Fed가 이르면 3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Fed는 보유 중인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 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의사록은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작 후 상대적으로 조기에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Fed가 보유한 자산인 채권을 팔아 시중의 달러를 거둬들이는 통화긴축을 의미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ed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현재 8조8000억 달러에 이른다.

Fed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서 금리 인상을 천천히 할 경우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전규연 이코노미스트는 6일 '가까워지고 있는 양적긴축(QT) 시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연준은 3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한 이후 대차대조표 축소에 돌입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대차대조표 축소는 이르면 2분기 중 단행될 수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양호한 경기 여건 외에도 3차 양적완화 당시에 비해 연준의 자산 규모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도 상존한다"면서 " 대차대조표 축소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만기 도래 시 재투자를 중단하는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데, 대차대조표 축소는 금융위기 때보다 가파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Fed 보유자산 중 단기물의 비중이 높아 향후 2~3년 간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명목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신한금융투자
명목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신한금융투자

이제 남은 것은 원달러 환율의 지속 여부다. 전문가들은 1200원을 웃돌더라도 그것이 지속할 가능성이 낮다는 데 무게를 둔다. 신한금융투자의 김찬희 하건형 이코노미스트는 6일 내놓은 경제분석 보고서에서 "오미크론 변이 와 연준의 조기 긴축, 중국발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경제 충격으로 이 어지지 않는 한 1200원을 상회하더라도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김찬희 하건형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재개될 시점은 1분기 중순 이후로 예상된다"면서 "무역수지가 계절 요인 등에 따른 부진에서 회복하고, 주요국 인프라정책이 통과돼 글로벌 수요 모멘텀이 재개되는 시기이며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한 중국의 내수 부양책 효과 역시 1분기 말로 가며 가시화하겠다"고 전망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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