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쏜 것은 MARV, 극초음속미사일 아냐"
상태바
"북한이 쏜 것은 MARV, 극초음속미사일 아냐"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1.09 2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네기재단 전문가, 국방부 의견 일치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것은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인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MARV)라고 미국 전문가가 분석했다.국방부도 같은 판단을 내놓았다.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는 탄두에 기동형 날개를 붙여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목표 명중도를 높인 미사일로 미국이 1970년, 80년대 운용한 퍼싱2 미사일, 한국도 5년전 현무-2시 발사로 개발을 완료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세계 군사기술분야에서 거론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뜻한다.

 2019년 10월1일 중국 국경절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된 중국 둥펑(DF)-17 극초음속 미사일.사진=SCMP
 2019년 10월1일 중국 국경절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된 중국 둥펑(DF)-17 극초음속 미사일.사진=SCMP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은 7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북한이 최근 발사한 발사체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불렀지만, 실제로는 기동 탄두 재진입체(MARV)로 보는 것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사진=안킷 판다 트위터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사진=안킷 판다 트위터

북한 매체들은 북한의 국방과학원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으며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으로 120km를 측면기동해 700km에 설정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6일 보도했다.

판단  선임연구원은 외교안보 전문 매체 더디플로맷에 국제 군사와 외교 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기고한 전문가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MARV와 극초음속미사일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군사 안보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같은 날 VOA에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를 극초음속 미사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군 당국도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탄도미사일인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MARV)로 판단한다"고 7일 밝혔다.

미사일 모양이나 비행 특성 등을 종합하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범주에 포함된다고 군당국은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관련 사거리, 측면 기동 등의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은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마하 6 수준, 고도는 50km이하, 비행거리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700㎞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혹은 극초음속 활공체를 말한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낙하 과정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40~50km고도에서 속도가 마하 5 이상을 유지하며 미끄러지듯 수평으로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미사일의 아래가 납작해야 한다.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인 둥펑-17이 아래가 납작한 게 그 증거물이다.

미국 싱크탱크 CSIS 산하 사이트인 미사일쓰렛은 둥펑-17일을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중거리 미사일로 규정하고 있다.

둥펑-17일의 전면 모습.사진=미사일쓰렛
둥펑-17일의 전면 모습.사진=미사일쓰렛

북한이 5일 공개한 미사일 모양은 원통형이다. 또 최고 속도가 마하 6을 넘었지만 극초음속 활공체와 달리 대기권 재진입 뒤 마하 5 이상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형상 자체가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를 장착한 분리형 발사체이기 때문에 국제기준으로 봐서 극초음속 활공체로 분류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발사한 '화성-8형'은 형상만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지만 이번 건은 아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 5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해 9월28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과 대비해 4개월 만에 추가로 기술 진전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