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사거리 1450km의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지난 9일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이란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이스라엘을 넣을 수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이란의 미사일 기술 개발에 북한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 FNA 통신과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 조직 혁명수비대는 지난 9일 '헤이바르셰칸(Kheibarshekan)'이라는 이름의 자체 개발 고체 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을 국영 TV로 공개했다. 이란 서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약 1000km 떨어진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다.
헤이바르는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가 이끈 이슬람교도들이 628년 점령한 사우디아라비아 반도 헤자드 지역 내 유태인 거주 오아시스의 이름이며 셰칸은 '파괴자'란 뜻이다. 유태인 지역을 파괴하는 미사일이란 뜻이다.
헤이바르셰칸은 이란의 다른 탄도미사일보다 무게와 발사 준비시간을 각각 3분의 1, 6분의 1로 줄였다.
이란 방송은 "이 장거리 미사일은 고도의 정확성을 갖고 있으며 고체연료로 추진하며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고 전했다. FNA통신은 "새 미사일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3세대 모델로 고도로 민첩하며 핀포이트의 정확도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사일을 미국과 이사라엘, 기타 적대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사거리가 2000km에 이르는 샤하브3 등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헤이바르셰칸이 주목받는 이유는 액체 연료가 아닌 고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체 연료 로켓은 액체 연료 로켓보다 가볍고 이동이 용이하다. 연료 주입 절차가 필요 없어 발사 준비시간이 짧고 유지와 보수 또한 간편하다.
주행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 즉각 발사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란육군 합참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리(Mojammad Bagheri) 소장은 이란 팔레비 대통령을 축출한 이란 혁명을 축하하고 새 미사일을 공개한 IRGC 기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란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헤이바르셰칸을 전격 공개한 주요 이유를 두고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서방을 압박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은 미사일 발사 하루 전인 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대상국과 회담을 재개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9일 "협상 결과가 가시권에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교 수니파가 주도하는 사우디는 서방 측에 이란의 미사일에 대한 사우디의 우려를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스라엘은 JCPOA가 이란의 핵개발을 억제하지 못하면 군사작전을 감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CRS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이란과 북한 양국이 광범위한 전략적 모험, 특히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2010년대 중반부터 고체 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을 개발해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