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위치를 밝히라는 여당 후보
상태바
사드 배치 위치를 밝히라는 여당 후보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2.12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에 정보 제공하라는 것과 다름없어

대통령 선거전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고 후보들의 정책을 보도하는 것을 책무로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한마디를 해야겠다는 특정 후보가 적을 이롭게 하는 발언을 하고 상대후보에게 그 답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발사대.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는 사드 배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사진=미국 미사일방어청(MDA).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발사대.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는 사드 배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사진=미국 미사일방어청(MDA).

바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두고 설전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이야기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고도화에도 평화운운하는 거의 철학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 그것은 그의 철학이어서 잘잘못을 따질 가치가 없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일 4개 종편 방송사와 2개 보도채널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사드 배치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TV 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경제적으로도 손실이고 안보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드를 지방에 배치한다고 했는데, (어디에 설치할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군사전략전술이니까 수도권 방어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지점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사드추가배치'를 공약했다.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충남의 특정 지역들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우리가 특정 지역을 검토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후보의 질문이 잘못됐고 윤 후보의 답이 옳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우선 북한은 엄연히 우리의 주적이기 때문에 특정위치를 공개하는 것은 적에게 이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6.25 남침을 일으켜 우리 국민을 살육했고 지금도 살육을 못해 안달일 정도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은 한반도 전역을 타격권으로 삼는 초대형방사표 KN-25,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 대륙간탄도탄(ICBM) 화성-15 등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온갖 무기를 개발하거나 실전배치하고 있다. 구경 600mm로 알려진 KN-25는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를, 황해도에서 쏘면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도 타격권에 넣는다.

고도 15~40km에서 날아오는 일부 탄도 미사일은 미국에서 도입한 패트리어트-3 지대공미사일 체계나 천궁II 체계로 방어할 수 있지만 사드로 막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있다. 사드는 고도 40~150km에서 포물선을 그리면서 표적을 향해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 방어체계다. 

현재 사드는 미군이 경북 성산에 도입한 게 전부다. 성산에 배치한 사드는 엄밀한 의미에서 미군 기지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지 우리 국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구 2000만 명 이상, 경제력의 대부분이 집중된 수도권을 방어하려면 당장 방어체계가 필요하며 그 중 하나로 사드가 꼽힌다.

그렇기에 수도권 방어에 가장 유리한 지점을 골라 내 선택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답은 상식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는 답이다. 이 이상 밝힐 필요도 없다. 

자세한 위치를 밝힌다면 성산에 몰려들어 사드 배치를 반대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반대론자들을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끌어들일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 사진은 경기도지사 시절.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 후보. 사진은 경기도지사 시절. 사진=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  측은 평화로써 북한 핵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드배치 등을 거론하기만 해도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는 주장을 펼쳤다. 적이 우리를 죽이겠다며 날뛰고 전쟁 준비를 하는 데도 평화 운운하면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는사람들을 '대립주의자'로 몰아세운다. 이들의 주장은 북한이 앞으로 쏘겠다며 개발하는 핵과 미사일을 '적수공권', '맨머리'로 받아서 죽으라는 주장과 하등 다르지 않다. 

사드 배치가 경제에 손실을 가져오고 안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증거는 없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보복할 때 정부가 대응조치를 하지않아 우리 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었을 뿐이다. 책임을 전가하는 못된 버릇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는 장거리 미사일 방어체계 L-SAM을 조기 개발하고 정찰위성과 초소형 위성 등을 확보하고 24시간 감시대응 체계를 확고히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위성 확보 등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들어간다. 당장 북한의 핵 미사일이 위협이 현실화했는데도 언제 실현될지도 모를 대응체계로 당장 이용가능한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려 든다는 점에서 역시 적을 이롭게 하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안보 측면에서 두 후보의 주장은 일도양단식으로 배척하기보다는 현실성 있고 타당성이 있는 것을 골라 택하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두말이 필요없다. 모두가 바란다. 그런데 그 모두에서 북한이 빠져 있다는 게 문제다. 끊임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타격권에 넣으면서 민관의 주요시설을 타격 표적으로 정해놓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그런데도 어디에도 배치할 지 위치를 알려달라는 게 말이 되는가. 

한반도 평화 정착은 좋은 일이다. 평화를 싫어하고 전쟁을 싫어하는 사람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평화는 그냥 오지 않는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말로써 실현되지 않는다.상대의 선의와 자비에 의존해서 달성되지도 않는다. 평화로써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여우가 사람을 호리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는다. 과연 역사에 그런 전례가 있는가.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답해보라!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