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초과세수,국민의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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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초과세수,국민의 피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2.13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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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021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
양도세만 11조↑, 본예산 대비 61조↑

지난해 국세가 당초 정부 전망치보다 30조원 가까이 더 들어왔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예측 실패가 역대 최대 규모 세수 오차를 초래했다는 따가운 비판이 나온다. 세금, 특히 양도세가 이처럼 많이 덛혔다는 것은 생산과 소비에 쓰일 국민의 귀중한 자금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세금으로 정부에 흡수됐다는 뜻이 된다. 정부가 온 국민의 피를 짜낸 것과 뭐가 다를까 싶다.  이러니 내수 경기가 좋아질 리가 없다.  

2021 회계연도 마감 결과. 사진=기획재정부
2021 회계연도 마감 결과. 사진=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1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기재부가 얼마나 세수추계를 엉터리로 하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약 344조1000억 원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 당시 전망치(314조3000억 원)보다 29조8000억 원 늘었다.

정부가 편성한 지난해 본예산(282조7000억 원)과 견줘보면 61조4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오차가 61조나 나는 것은 세수 전망을 하나마나한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세목별로는 부동산 거래가 증가한 영향으로 양도소득세(36조7000억 원)가 2차 추경 대비 11조2000억원 더 걷히면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종합부동산세(6조1000억 원) 역시 6조 원 넘게 걷혀 2차 추경 당시 예상보다 1조 원 늘었다. 여기에 증여세까지 포함하면 부동산 관련 세수만 14조 원 증가했다.

또 증권 거래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증권거래세(10조3000억 원)도 2조 원 가까이 더 들어왔다.
지난해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4조8000억 원, 1조9000억 원씩 늘었다. 

2020년과 비교하면 58조5000억 원 늘었다. 양도소득세·종부세·증여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는 전년 대비 17조2000억 원 급증했다.

이처럼 대규모 세수 추계 오차가 생긴 것은 부동산과 주식 등 정부의 예측 능력 부족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기재부는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세와 부동산 시장 요인 등으로 세수 추계에 활용한 경제지표 전망치에 오차가 발생했다"고 변명했다. 

기재부가 인정한 것은 부동산 관련 세수의 경우 상승세는 둔화했으나, 추경 이후 시장이 안정화할 것이란 정부의 전망과는 차이가 있었다"는 것일 뿐 과오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주택 거래가 급증하면서 양도세수가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할 뿐이다.  주택가격과 종부세율,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일제히 올린다면 세금부담이 늘어날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한데도 강행했다. 

그래놓고도 지난해는 경제지표가 급변하고 세수가 급증하면서 세수추계 모형의 설명력이 저하되는 특수한 시기였다는 말만 되풀이해 국민 공분을 자아낸다.

정부는 세수추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추계 모형을 재설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두고 볼 일이다. 대규모 오차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제지표에 대해서는 복수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고려하고, 자문 연구기관도 민간 부문까지 확대하며 변동성이 높은 부동산이나 금융시장의 경우 전문가 자문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그걸 왜 지금까지 하지 않았는가. 늘리고 늘린 게 연구기관이요 민간 전문가인데 지금까지 뭣 하느라 이들을 활용하지 않았는가.

이유는 뻔하다. 공무원의,국가의 시장 규제라는 목적이다. 그래서 자기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놓고 국민을,시장을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통치'라는 목적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도 명백하다. 국민등골이 휘어지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에 투입돼야할 국민 자금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으로 정부에 흡수된 것이다. 정부는 가만히 앉아서 세금 주머니만 두둑히 불렸고 내수는 살아나지 않았다.  

예측을 초과한 세금은 투자와 소비를 줄이고 성장을 지체시키는 독소와 같다. 고소득자, 다주택자들은 범죄자 취급을 당하면서 최고세율의 매를 맞아야했다. 그들은 많은 세금을 내면서도 범죄처럼 매도당했다.

직접 세금을 내지않는 젛소득층, 무주택자라고 해서 과잉세수의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전세와 월세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주택 보유자는 은행 이자와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전국민은 물가 상승으로 각종 부담을 더 져야 한다.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형벌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면 과장일까? '금준미주는 천인혈(金樽美酒千人血)'이라는 이몽룡의 시가 딱 맞아떨어지는 세상이다. 정부와 공무원, 집권 여당은 국민위에 상전으로 군림하며 큰 소리를 친다.

세상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 게 누구인가.집권여당과 그들의 주구노릇을 한 정부 부처인데도 반성의 기색은 전혀 없다. 정책실패로 시장을 교란시킨 이들은 온갖 감언이설로 또 표를 구하고 일을 하는 척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깨어있는 유권자가 일어서야 할 때이다. 더 이상 엉터리 세수 추계를 해놓고 반성하지 않는 정부 부처의 뻔뻔스런 행태를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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