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강국' 러 경제제재 받으면 전세계 인플레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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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강국' 러 경제제재 받으면 전세계 인플레 유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2.25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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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 한국 수입원유의 5.6% 차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유럽이 큰 경제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원유 등 전통의 에너지 강국이면서 밀 등 농산물 강국인 탓이다. 러시아의 수출을 봉쇄하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큰 유럽 각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물가가 치솟는 러시아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5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나비효과'라는 분석보고서에서 러시아는 전통 에너지원 대국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과 정제설비 부문에서 세계 3위를 달리는 국가다. 원유생산량은 세계 3위로 하루 약 1000만 배럴의 생산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약 12%를 차지한다.  또 러시아의 정제설비 규모는 하루 670만로 세계 3위다. 시장점유율은 7%에 이른다. 한국의 정제설비는 하루 약 360만 배럴로 세계 시장의 3.6%를 차지한다.

글로벌 원유생산량(왼쪽)과 정제설비 규모. 사진=하나금융투자
글로벌 원유생산량(왼쪽)과 정제설비 규모. 사진=하나금융투자

러시아의 원유 수출 대부분은 중국을 향하며, 일본과 미국, 한국도 러시아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다. 한국의 원유수입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5.6%에 이른다.

유럽은 드루즈바(Druzhba) 송유관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데 필요량의 25%가량을 공급받는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를 지나 폴란드와 독일로 이어진다. 

독일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 31%에 이른다.  러시아 원유 공급 차질 발생 시 정제설비는 물론 다운스트림 석유화학 설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체코와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정제설비들의 러시아 원유 의존도는 50~96%에 이른다.

러시아-유럽을 잇는 송유관과 가스관, 암모니아수송관. 사진=하나금융투자
러시아-유럽을 잇는 송유관과 가스관, 암모니아수송관. 사진=하나금융투자

드루즈바 송유관과 관계된 석유화학 설비는 에틸렌 279만t(유럽의 11%), 프로필렌 234만t(유럽의 12%)에 해당한다.

러시아는 또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세계 시장의 17%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석탄 생산량은 글로벌 시장의 5%로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2위 석탄 공급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는 글로벌 암모니아 공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Togliatti-Azot 파이프라인은 러시아 Samara Oblast에서 우 크라이나 Black Sea Yuzhny항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장(2,471km)의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우크라이나의 암모니아 수출은 주로 터키와 모로코, 튀니지, 인도 등으로 유입된다.

드루즈바 송유관에 의존하는 유럽 각국의 석유정제 설비.사진=하나금융투자
드루즈바 송유관에 의존하는 유럽 각국의 석유정제 설비.사진=하나금융투자

러시아는 또 세계 5위의 비료 수출국가다. 러시아는 가스 강세와 자체 공급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까지 비료 수출 쿼터제를 시행ㄹ하고 있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우방국 벨라루스국영기업 BPC(벨라루스포타시)는 글로벌 시장의 20~30%에 해당하는 칼륨(K)비료 최대 생산 업체다.

윤재성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한국의 러시아벨라루스산 칼륨 비료 의존도는 12%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또 세계  수출의 29%, 옥수수 수출의 19%, 해바라기유 수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나비효과,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서방권은 경제제재에 착수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통 에너지 생산대국이고 유럽의 가스부족에 따른 LNG 수입량 증가. 아시아의 LNG 부족은 전세계 전통 에너지지 가격과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 가격 강세 지속 시 대체 발전용 원유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또 지난해 하반기 에너지와 전기요금의 상승으로 유럽 알루미늄 업체 '던커크'와 아연제련업체 '니르스타', 비료업체 '야라 인터내셔널' 등이 생산중단을 발표했다면서 메탈 가격, 비료와 곡물가격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소프트, 하드 상품 전반의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가스 부족에 대응할 대체 발전용 원유와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의 정제설비와 석유화학 설비의 원료 조달 차질, 전기료 상승의 반사수혜 업체, 암모니아와 비료, 곡물 가격 강세의 반사 수혜가 가능한 업체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h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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