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과 캐나다 경제
상태바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과 캐나다 경제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2.03.03 2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캐나다은행(Bank of Canada,이하 BOC)이 2일(이하 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0% 인상했다. BOC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8년 이후 3년 여 만이다. BOC는 인플레이션이 유럽의 전쟁에 따른 경제여파 보다 더 걱정스러워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미국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 포인트 인상하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0.25% 포인트 인상 방침을 굳힌 것에 비하면 다소 성급하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캐나다 경제가 벌써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어 선제 예방책을 쓴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캐나다 기준금리(하루짜리 콜금리) 추이.사진=파이낸셜포스트/블룸버그통신
캐나다 기준금리(하루짜리 콜금리) 추이.사진=파이낸셜포스트/블룸버그통신

티프 맥클렘 BOC총재와 이사들은 이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8년 10월이후 2020년 2월까지 캐나다의 기준금리는 1.75%였고 이후 경기대응을 위해 0% 수준으로 인하했다.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3년여 만이 된다.

BO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새로운 불확실성의 원천"이라면서 "원유와 기타 상품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압력과 신뢰에 부정의 영향을 각각 더할 것이며, 새로운 공급 차질은 세계 경제 성장을 누를 수 있다"고 밝혔다. BOC는 또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했고 상황은 유동적이며 이들 이벤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년 동월대비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와 근원물가지수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
전년 동월대비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와 근원물가지수 추이. 사진=캐나다통계청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BOC의 최대 관심사는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 상승)임에 틀림없다. 캐나다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물가가 치솟고 있어 진압에 나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월 1년 전에 비해 5.1% 상승하면서 중앙은행의 관리목표 2%를 크게 옷돌고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변동성이 심한 석유제품과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4.3% 상승했으니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소비자 물가 급등은 캐나다 경제의 급속한 회복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캐나다통계청은 지난 1일 캐나다경제가 지난해 4분기 연율 6.7% 성장해 BOC의 1월 예측치(5.8%)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6.5%)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1월 GDP도 0.2% 성장하면서 지난해 12월의 보합세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0.6% 높다고 통계청은 덧붙였다.

수요증가가 기업들의 공급능력을 초과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미 최대 신용협조합연합인 데자르뎅그룹(Desjardins Group) 거시전략 부문 로이스 멘데스(Royce Mendes) 대표는 캐나다 매체 CBC에 "연말 전 어두운 그림자가 약간 있었고 오미크론파고와 관련된 일지라 감소에도 GDP가 1월에 0.2% 증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로이스 멘데스 대표는 또 "캐나다 경제는 코로나19가 고비를 돌아 캐나다 전국에서 경제 재개를 허용함에 따라 2월에도 그 모멘텀이 쌓였다"고 말했다.

BOC는 캐나다 경제의 건실함을 절대 신뢰하는 것 같다. BOC는 "캐나 경제성장은 지난해 4분기 견실했다고 그 수치는 경제 슬랙(slack)은 흡수됐다는 견해를 확인해준다"고 밝혔다.

 BOC가 말한 슬랙이라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무도 활용해 이룰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인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간의 차 즉 GDP 갭을 말한다. GDP갭이 플러스를 기록하면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GDP갭이 마이너스면  경기기 침체돼 있다는 것으로 물가가 오르기 어려운 '디플레이션 시대'가 펼쳐진다.

경제가 건실하다는 것은 정책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당국자들은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5.1%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고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정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품가격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물가가 오른다면 BOC가 4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 아울러 자산감축에도 나설 수 있다. 이는 곧 시중 통화량을 줄여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는데 BOC가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뜻도 된다. 

BOC가 성명에서 "물가상승이 더 확산되고 있다"면서 "지속해서 오른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올릴 리스크를 높이고 있으며, BOC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로 복귀기 시키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단언한 데서 인플레이션 파이터의 의지와 금리 인상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을 가진 사람은 손해를 보고 실물자산 등 부동산 등을 가진 사람은 득을 본다. 그렇기에 부동산으로 돈이 더 몰릴 수 있다. 안그래도 부동산이 과열조짐을 보이는 현상에서 인플레이션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BOC가 명백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   동시에 과다하게 차입해 주택을 구입한 다수의 부동산 보유자들이 금리인사을 견디다 못해 주택을 매물시장에 내놓을 경우 부동산 시장이 급랭해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과열을 줄 수 있는 미세조정의 마술을 BOC 당국자들이 부릴지 기대해 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