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원자, 태광실업 창업주 박연차 회장 별세…향년 7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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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원자, 태광실업 창업주 박연차 회장 별세…향년 75세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1.3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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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원자'로 대중에도 이름 알려

신발산업 거목’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유족으로는 부인 신정화 씨와 아들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 딸 박선영 씨, 박주영 정산애강 대표, 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 등이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사진=태광실업그룹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 사진=태광실업그룹

박 회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대중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이명박 정권 당시 박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정황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일명 ‘박연차 게이트’가 드러났다. ‘박연차 게이트’는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다가 사망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지난해 말까지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한 박 회장은 지병인 폐암으로 인해 서울삼성병원에서 꾸준히 치료에 전념해왔으나, 최근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돼 끝내 숨을 거뒀다.

박 회장은 1945년 11월 경남 밀양에서 5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으나 성공한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1966년 월남 파병 시절 사업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고 1971년 정일산업을 창업, 사업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1980년 태광실업으로 법인명을 전환하고 임종 직전까지 50여년 간 그룹 경영에 힘을 쏟았다.

고인은 국내 신발산업 부흥기를 이끈 대표 인물이다. 1987년에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1994년에는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를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2008년 태광파워홀딩스 설립, 2012년 일렘테크놀러지 인수, 2013년 정산인터내셔널 설립, 2014년 정산애강(前 애강리메텍) 인수 등을 거쳤다.

그는 태광실업그룹을 매출 3조 8000억 원,  임직원 10만여 명 규모를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박 회장은 1999년 재단법인 정산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사단법인 국제장애인협의회 부회장,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 제5대 한국신발산업협회 회장, 6~8대 김해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도 힘썼다. 또한 베트남 명예영사로서 베트남 직항로 개설 등 한·베 양국 교류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역할을 했다. 고인은 2009년 대검 중수부가 수사한  '박연차 게이트'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당시 조세포탈과 노 전 대통령 일가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유죄가 확정돼 2008년부터 6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모범수로 분류됐다. 형기를 1년여 남긴 2013년 법무부 심사 과정에서 가석방 검토 대상자가 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박 회장의 가석방을 최종 단계에서 불허했는데 이 결정을 내린 사람이 현재 자유한국당 대표인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다. 

2009년 당시 박연차 게이트로 기소된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원기 전 의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를 받았다.

검찰의 박 회장 수사는 '노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뇌물 의혹' 수사로 번졌고, 결국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09년 한 방송사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명품 '피아제' 손목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두고 친노(親盧) 인사들은 당시 검찰의 조작·배후설을 제기했다. 박 회장이 작고하면서 진위(眞僞)는 미궁에 빠졌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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