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고물가에 성인 1인당 500달러 지급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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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주,고물가에 성인 1인당 500달러 지급키로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2.03.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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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주가 고물가에 시달리는 퀘벡주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5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조건이 있다.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인 주민이 대상이다. 퀘벡주를 비롯한 캐나다 전체의 인플레이션이 극심하다는 점에서 좋은 대책이라는 옹호론이 있다.반면, 플레이션을 풀 궁극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권은 현금지급이 오는 10월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하는 현금살포라며 반대하면서 전기요금 동결이나 지방 휘발유세를 폐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프랑수와 르고 퀘벡주 수상. 사진=주르날드몽레알
프랑수와 르고 퀘벡주 수상. 사진=주르날드몽레알

프랑수와 르고 퀘벡주 총리는 2022~23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지난 22일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인 모든 퀘벡주 성인은 인플레이션 대처를 돕기 위한 일시금 500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지라르(Eric Girard) 퀘벡주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돈이 퀘벡주의 은행 계좌로 직접 이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급대상은 640만 명으로 총 비용은 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현금은 지방선거 몇 달 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퀘벡주 주정부가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세수확대로 재정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에릭 지라르 재무장관은 "3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74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는 전년 적자 92억 달러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만 5억3000만 달러 적자로 줄이려는 목표에는 미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퀘벡주 정부는 증대된 세수를 30여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한 역대 최대의 물가 충격을 덜어달라는 요청에 응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퀘벡주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고물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인 캐나다 성인 한 사람 당 5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음료를 따르고 있다. 시진=캐나디언프레스
퀘벡주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고물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인 캐나다 성인 한 사람 당 5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음료를 따르고 있다. 시진=캐나디언프레스

2월 캐나다 전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5.7% 상승했는데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는 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퀘벡주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9달러인데 전문가들은 최고 2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퀘벡주의 연간 CPI상승률도 4.65%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퀘벡경제의 전체 모습은 괜찮아 보인다. 지역총생산(GDRP)은 2020년 마이너스(-) 5.5%에서 지난해 6.3% 증가로 돌아섰다. 지라르 장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7%와 1%로 예상한다.

퀘벡주 경제가 이처럼 돌아가는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시행된 경제봉쇄조치로 '억눌려 있는(pent-up)' 수요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경제가 돌아간 덕분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여전히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이치고 있어 경제봉쇄조치가 완전히 해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퀘벡주가 의료 인프라 강화에 89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키로 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일회성 현금 지급만으로는 준동하는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는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책일 뿐이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퀘벡주 주정부의 거시정책, 통화당국의 금융정책, 세금당국의 세무정책이 긴밀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또 지난 2년간 저축률이 높아지고 임금도 3~4% 올라 근로자들이 에너지와 식료품가격 상승이 주는 충격을 견딜 여력이 있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점들을 두루 살피지 않고 현금만 뿌린다면 퀘벡주 주민 혈세만 소진하고 물가를 잡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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