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중요광물 중심지 국가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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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중요광물 중심지 국가 야심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2.04.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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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자원부국이다. 석유 등 광물자원에서부터 임산물과 수력발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그렇지만 국제사회에서 위상은 낮다. 특히 21세기 전기차 시대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가 풍부한 나라이면서도 배터리 산업은 한국을 비롯한 국가에 뒤쳐지고 있다. 캐나다가 이런 판세를 뒤집을 과감한 계획을 발표했다. 바로 캐나다를 중요광물 핵심 국가로 부상시키겠다는 프로젝트다. 쥐스땡 트뤼도 총리의 야심이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연방정부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최근 재무장관으로서 두 번째 예산안을 제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수십억 달러의 신규 지출안이다. 중요 광물 채굴을 위한 인프라 투자 인센티브 제공, 탐사비에 대한 세액공제, 중요광물을 전기차와 배터리셀로 제조하는 하류부문 산업체 유치를 돕기 위한 자금지원을 위한 예산안이다.

중요광물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로 쓰이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는 물론, 구리와 망간 등 을 말한다. 전세계 경제의 전기화, 녹색화를 위해 꼭 필요한 광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랜드 장관은 이들 중요 광물 공급사슬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최소 38억 캐나다달러 현금과 세액공제를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탐사회사는 중요광물 탐사와 관련해 최대 30%를 세액공제 받거나 투자자와 공유할 수 있다. 세액공제 조치는 오는 2027년까지 적용된다.

이 전략의 골자는 한마디로 중요광물 공급사슬을 개발하면 캐나다의 산업 투자유치가 도움을 얻고 경제성장도 높아질 것이라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트뤼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이들 소재를 지하에서 캐내 공장에까지 운반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에만 15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온타리오주 제임스 베이 로우랜즈(James Bay Lowlands)에 있는 화산대(Ring of Fire) 니켈과 구리, 기타 금속들이 묻힌 광상지만 온타리오주 다른 도시와는 접근로가 제한돼 있다. 이곳 광산 채굴권을 얻기 위해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호주 기업인 와일루 메털스(Wyloo Metals Pty. Ltd.)가 이 곳의 금속을 외지로 운송하기 위한 도로 건설을 요청한 것을 감안하면 연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예산안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도로 건설은 말이 쉽지 대단히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최소한 수억 달러의 돈이 드는 것은 물론 온타리오주 내 원주민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 원주민 모두가 이런 사업을 반기는 것도 아니다.

프리랜드 장관이 예산안에서 "이들 프로젝트를 기업들에게 감수하기에 덜 위험스럽게 하면 캐나다의 중요 광물 산업 성장과 미래를 위한 좋은 자원 일자리 확보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예산안에서 더 큰 파급력을 발휘할 것은 현금지원보다는 세액공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 예산안은 세액공제는 니켈과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 바나듐, 갈륨, 아연, 백금족,혹운 우라늄 등과 같은 특정 탐사 비용에 적용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탐사에는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

지난 2017년에서 2021년까지 토론토증권거래소와 벤처기업거래소 상장사들은 탐사와 채굴을 위해 약 45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30% 세액공제가 적용된다면 수십억 달러가 될 것으로 FP는 전했다. 이 정도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더 많은 기업들이 탐사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재무부는 이번 세액공제가 캐타다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토론토를 전 세계 광업 자본시장에서 주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게다가 캐나다에서 지질학상 가장 유망한 중요광물 벨트는 원주민 사회가 출입을 금지한 지역에 있다. 예산안은 캐나다 연방전부 산하 '천연자원캐나다'가 5년 동안 1억340만 달러를 5년 동안   국가이익공유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데 쓰도록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캐나다의 자원개발을 학수고대해온 광업계는 당연히 환영한다. 피에르 그라통(Pierre Gratton) 캐나다 광업협회 회장은 캐나다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포스트(FP)에 "이것(예산안)은 기대 이상"이라면서 "이는 탐사의 핫 스폿이라는 캐나다의 지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이 세계 기후변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풍력 발전기와 태양광 패널,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구축에 수십억 톤의 광물과 금속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정했다면서 그동안 낮은 상품(원자재) 가격이 캐나다와 기타 지역의 탐사를 억눌렀지만  전세계 공급사슬의 병목현상와 전기차 판매산업의 개화로 이런  게 변화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가 제안한 예산이 많다거나 적다는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기후변화를 어떻게 보느냐, 에너지 전화의 시급성을 어떻게 보느냐에 찬반양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캐나다가 중요광물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점차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는 점이다. 캐나다가 오는 2030년이면 중요광물, 전기차 산업, 에너지 전환 시대의 선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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