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인수제안에 트위터, '포이즌필'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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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인수제안에 트위터, '포이즌필'로 맞대응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4.1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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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뉴욕 금융시장을 흔든 이는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를 43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러자 트위터는 '포이즌필' 카드를 꺼내들었다. 테슬라와 트위터 주가는 동시에 급락했다. 트위터와 시장, 투자자들이 반기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일론 머스크 CEO.사진=일론머스크뉴스
일론 머스크 CEO.사진=일론머스크뉴스

 머스크 제안은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전략과 비슷해 보이지만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시장이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CNBC와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머스크는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을 1주당 54.20달러(약 6만6700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이 가격은 트위터의 기업가치를 430억 달러(약 52조9000억 원)로 평가한 것이다.

이는 머스크가 트위터에 투자한 사실이 공개되기 전의 종가보다 38% 높지만 5개월 전 가격보다는 낮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트위터 주가는 지난해 상당 기간 60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머스크의 인수 제안 소식이 알려진 뒤 트위터 주가는 머스크의 인수제안가격보다 훨씬 낮은 45.08달러로 1.68%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도 머스크가 인수 자금을 대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에 3.66%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인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내 제안은 최선이자 최종 제안"이라고 못박았다.

테슬라의 인수 제안에 트위터는 일단 거부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는 15일(현지시간) 머스크의 시도에 대응해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인 '포이즌 필'을 시행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고 CNBC가 보도했다.

트위터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든 자사 지분을 15% 이상 매입하면 '포이즌 필'이 발동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9%가 넘는 트위터 주식을 갖고 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적대적 M&A에 나선 측을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미리 부여하는 경영권 방어장치다.

이렇게 하면 기존 주주들은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늘릴 수 있는 반면 M&A로 인수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물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고 주주들의 권한이 제약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인수시도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다.

트위터는 내년 4월 14일까지 이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면서도 잠재 인수자와 회사 매각에 대한 협상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트위터 측이 '포이즌 필'을 가동함에 따라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려면 주주들의 주식을 공개 매수해야 한다. 트위터 주주들을 설득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기에게 주식을 팔라고 요청해야 한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트위터의 주요 주주는 투자·관리 업체 뱅가드그룹(10.3%),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8.0%),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4.6%),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도시(2.2%),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이끄는 자산관리업체 아크 인베스트먼트(2.15%) 등이 있다.

이들이 머스크에게 주식을 팔아 편을 들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들을 설득해 회사를 인수하려면 인수가격을 더 올리고 자금 조달 계획을 투명하게 밝히는 수밖에 없다. 인수대상이 합당하다고 여길 수준까지 인수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 자금조달 계획도 분명히 해야 한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의 재산은 대부분 테슬라 주식이라 이를 팔거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은행이 대출해 줄지 의문이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포이즌필, 시장의 불신을 극복하고 트위터를 인수할지에 주목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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