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힘들어도 기준금리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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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힘들어도 기준금리 조정해야"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4.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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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기준금리는 천천히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로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빅스텝’(big step·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인상)을 단행하면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당시 모습. 사진=IMF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당시 모습. 사진=IMF

미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여기에 선을 그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가계부채가 1862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규모로 늘어난 만큼 기준금리를 1%만 올려도 가계부담이 13조 원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2020년 5월부터 기준금리 연 0.5%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총 네 차례에 연 1.5%까지 끌어올렸다.금통위는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상향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는 19일 국회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출석해 "인기가 없고 힘들더라도 지금부터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 이자 부담 문제'에 대한 질의에 "지금 금리를 올리면 당장 가계가 어려움이 있겠지만 천천히 시그널을 줘 향후 어려움을 조금 겪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를 건들지 않고 있다가 몇 년 뒤 큰 문제를 당하면 국가 전체로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모두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4분기 말 1862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규모다. 가계 빚은 연간으로 전년 대비 134조 원 늘면서 역대 2위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만 올려도 가계 부담이 13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일조 의원은 "청년세대와 자영업자 등의 다중채가 심각하고, 특히 젊은층 채무 상환 부담이 정말 심각하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시 취약 계층에 대한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전반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최대한의 지원 폭을 넓히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한 질문에는 "외환 보유액이 어느 정도 적절한지는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우리나라의 적정외환 보유액(4500억 달러)의 103%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족한 양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578억1000만 달러로 2월 말(4617억7000만 달러)보다 39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 후보자는 또 "외환보유액은 중요한 안정망이기 때문에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은 확보돼야 한다"면서  "다만 갑자기 늘어나면 무역마찰 등 여러가지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종합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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