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니켈 가격 1년 사이 2~5배 상승, 배터리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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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니켈 가격 1년 사이 2~5배 상승, 배터리 업계 비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4.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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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원재료 광물들의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어체들은 원재료 수급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원자재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업체 노르니켈을 보유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여파로 공급이 부진해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 소재인 리튬과 니켈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10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니켈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핵심소재로 최근 배터리 회사들은 값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을 늘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탄산리튬 가격 추이.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탄산리튬 가격 추이.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국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kg당 447.5위안으로 1년 전인 지난해 4월26일(82위안)보다 무려 5배 넘게 뛰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현금결제 즉시 인도분이 t당 3만33850달러로 1년 전(t당 1만6449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배터리 양극재 소재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전기차 수요 급증 탓이 크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세계의 경제 제재로 공급이 원활치 않는 것도 한몫을 했다.

푸틴 측근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소유한 러시아의 노르니켈은 고순도 니켈과 팔라듐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체다. 포타닌은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의 화물운송을 거부하면서 고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이 더 뛸 수 있다고 본다. 보통 전기차 100만 대를 보급하는 데 4만3000t가량 수산화리튬이 필요한데, 가공 전 원재료인 탄산리튬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화학 직원들이 리튬 이온 폴리머 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직원들이 리튬 이온 폴리머 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리튬, 니켈 등이 크게 오르면서 원자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국내 배터리 3사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원자재 채굴과 가공→소재 가공→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5단계 공급망 중에서 첫 단계인 원자재를 대부분 중국산 등 수입에 의존하는 데가격급등에 원가부담이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원재료 구입에 9조6723억2400만 원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회사의 매출(17조8519억600만 원)의 약 54.2%를 차지한다.SK온은 지난해 원재료 구입에 SK온 1조9012억100만 원을 사용했다. 이는 매출(3조368억3900만 원)의 약 62.6%다.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 원재료 구입비용은 지난해 6조4279억 원으로 매출(10조9469억800만 원)의 58.7%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3사는 원자재 확보를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강화하고 자체 생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이 1위인 인도네시아의 니겔 광산 국영기업 '안탐' 등과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11조 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호주 '라이온타운'과 2024년부터 5년 간 리튬 정광 70만 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독일 '벌칸에너지'와 2025년부터 5년 동안 수산화리튬 4만5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자동차 1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글렌코어의 캐나다 라글란 광산 니켈 최종 회수 공정. 사진=글렌코어 라글란
글렌코어의 캐나다 라글란 광산 니켈 최종 회수 공정. 사진=글렌코어 라글란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중국 EVE에너지와 양극재 합작법인을 세우고, 양극재를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지난 2019년 스위스계 다국적 광산기업인 글렌코어와 2020년부터 5년간 코발트 약 3만t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호주 QPM이 니켈을 추출하는 DNI 가공공장 전경. 사진=QPM
호주 QPM이 니켈을 추출하는 DNI 가공공장 전경. 사진=QPM

삼성SDI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 기업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매입, 리튬 확보에 나섰다. 또 호주 QPM의 테크 프로젝트를 통해 3~5년 간 니켈을 매년 6000t씩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지난 2020년 11월 호주의 QPM의 테크 프로젝트에 참여해 3~5년간 매년 6000t의 니켈을 공급받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니켈 채굴이 거의 안돼 만성 니켈 부족 현상이 우려된다"면서 "배터리 기업들이 앞으로 소재와 장비 기술은 물론, 광물 투자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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