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팜유수출 중단에 국내 식용유 대란, 치킨값 폭등?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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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팜유수출 중단에 국내 식용유 대란, 치킨값 폭등? "글쎄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4.26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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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팜오일(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국내 식용유 가격안정을 위해 28일부터 팜오일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불똥이 한국으로 튀고 있다. 식용유 대란에 이어 치킨값 폭등이 일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에 불붙은 식품인플레이션(애그플레이션)에 인도네시아발 '식용유 대란'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팜오일은 콩기름과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포도씨유 등과  식용유 원료로 쓰이는 식물성 유지다.세계 최대 해바라기씨유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해바리기유 공급을 하지 못하는데다 캐나다와 남미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유채와 대두 생산량이 줄면서 카놀라유와 대두유 공급이 줄면서 대체재로 꼽히는 팜오일 가격이 급등하고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팜유와 팜유 원료 물질의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근로자가 팜을 수확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팜오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자국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해 28일부터 팜오일 수출을 중단한다. 사진=마켓스크리너닷컴
인도네시아 근로자가 팜을 수확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팜오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자국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해 28일부터 팜오일 수출을 중단한다. 사진=마켓스크리너닷컴

기름야자 열매를 가열,압착해 생산하는 팜오일은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공급량의 60%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수출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월28일부터 수출 물량의 20%를 국내에 먼저 공급하는 '내수시장 공급의무(DMO)제도'를 시행했지만 가격급등이 계속되자 '수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인도네시아산 팜오일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불똥이 튀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팜유 수입량은 60만6000t이었는데, 이중 인도네시아산이 전체의 57.8%인 35만t이나 됐다.

팜오일을 많이 사용하는 라면·제과업계의 고민이 커졌다. 원재료비가 상승하니 이를 제품가에 반영해야 하는 탓이다. 옥수수와 밀 등 곡물에 이어 식용유까지 원가를 압박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농심과 오뚜기,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업체들과 제과업체들은 유탕면과 과자 등을 만들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팜오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3~6개월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부담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가격 상승으로 제품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오뚜기의 간판 라면 '진라면'. 오뚜기는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을 사용해 라면을 생산한다. 사진=오뚜기
오뚜기의 간판 라면 '진라면'. 오뚜기는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을 사용해 라면을 생산한다. 사진=오뚜기

라면 생산 업체 오뚜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산 수출 중단 조치가 길어지면 말레이시아산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 경우 말레이시아산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진라면의 면은 미국산과 호주산 밀, 말레이시아산 팜오일 등으로 만든다.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도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을 쓴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을 사용하고 있고 재고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당장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말레이시아산으로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의 식용유 사재기 조짐도 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치킨업계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식용유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배달비를 포함해 2만 원대 중반까지 올라버린 치킨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들은 올리브유(BBQ), 카놀라유(교촌),해바라기유(bhc)를 사용하지만 개인사업자들이 팜오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원가를 반영하면 윤홍근 BBQ 회장의 발언처럼 조만간 '치킨 3만원'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BBQ 관계자는 "BBQ는 올리비유를 사용한다"면서 "고유의 치킨 맛을 내기 위해 튀김 온도를 섭씨 165도로 정하고 있는데 기름이 바뀌면 튀김 온도를 비롯한 레시피가 다 바뀌어야 하는 만큼 다른 기름으로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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