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분기 성장률 -1.4%... 무역적자·재고 투자 감소 등 요인
상태바
미국 1분기 성장률 -1.4%... 무역적자·재고 투자 감소 등 요인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4.29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를 크게 밑도는 저조한 기록이다.  민간 고정투자 감소, 무역수지 적자, 방위비 지출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가와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은 이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1분기 성장률이 부진했다고 하나 침체(recession) 리스크는 낮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급등하는 물가억제를 위해 5월과 6월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각각 0.50%0.7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을 밟는다면 경제성장을 더 둔화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2분부터 역성장에서 벗어나 연간 2% 중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고 상무부가 28일 밝혔다. 사진=미국 노동부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고 상무부가 28일 밝혔다. 사진=미국 노동부

미 상무부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집계됐다고 28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6.9%에 비해 급격한 하락이다.

이는 로이터 통신 집계 전문가 예측치(1.1%), 다우존스 전망(1%)을 크게 밑도는 저조한 기록이다.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 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2020년 2분기에 31.2% 하락한 미국경제는 3분기에 바로 33.8%의 성장률을 보이며 가파르게 반등한 뒤 6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 추이. 사진=미국 경제분석국
미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 추이. 사진=미국 경제분석국

미국의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적자와 민간 재고투자 감소, 정부지출 감소 등이 이유로 꼽힌다.

우선 지난 3월 미국의 상품수지(수출입차) 적자는 2월에 비해  17.8% 증가한 1253억 달러로 역대 최대 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재고부족과 상품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기업들이 수입을 크게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은 5.9% 감소한 반면, 수입은 17.7% 증가했다.

CNBC와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무역적자가 전체 GDP를 3.2%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2021년 하반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민간 부문 재고 투자 감소와 연방정부(-5.9%) 등 정부의 지출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가파른 인플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모두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CNBC는 이날 분석했다.

CNBC는 방위비 지출이 8.5% 감소한 것은 GDP를 0.33%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지적했다.

1분기 GDP 속보치 요약.사진=신한금융투자
1분기 GDP 속보치 요약.사진=신한금융투자

인플레이션은 극심했다.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명목수준 GDP를 실질 GDP로 나눈 비율)는 지난해 4분기 7.1%에 이어 올해 1분기 8% 급등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미국 경제를 떠받친 것은 민간소비였다. 미국 경제에서 민간소비는 3분의 2를 차지한다.1분기중 2.7% 증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백악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이번 마이너스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 등에 의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소비자 지출과 사업 투자 등이 증가했으며 미국의 경제는 역사적인 도전 앞에 지속적으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경제가 올해 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 위험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1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확률을약 35%로 보고 있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미국 경제가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에 '상당한 침체'를 보일 확률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하건형 연구원은  미국 GDP가 견고한 내수에도 대외 부진에 역성장했다고 진단하고 2분기에도 공급망 정상화 효과에 기반한 내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그러나 "대외 부문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중국이 3월 중순부터 코로나 봉쇄에 들어가면서 수출 부진은 불가피해보인다"고 전망했다.따라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수와 수출 간 엇갈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다만 미국은 중국 내수 의존도가 유럽과 아시아 등 기타 국가에 비해 낮아 중국 내수 둔화에 따른 미국의 성장세 둔화는 미미하다"면서 "2분기부터 역성장에서 벗어나며 연간 2% 중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