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면값 상승에 의류업체 줄줄이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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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면값 상승에 의류업체 줄줄이 가격 인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4.30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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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서 한 농부가 면화수확기계로 면화를 수확하고 있다.미국의 위구르산 면화 수입 금지로 순면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에서 한 농부가 면화수확기계로 면화를 수확하고 있다.미국의 위구르산 면화 수입 금지로 순면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의류의 원료가 되는 면화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면 선물은 올들어 30%이상, 지난 1년 간 70%이상이나 급등하면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 최대 면화 수출국인 미국이 지난해 가뭄을 겪으면서 공급량이 줄었고, 미중 갈등으로 미국이 중국 위구르산(産) 면화 수입을 금지하면서 순면 공급이 더욱 부족해진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의류업체들은 의류가격을 인상하고 중국산 대신 아프리카산 원면을 수입해 공급 불안에 대응하고있다.

30일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인 ICE에서 면화 7월 인도분은 28일(현지시각) 전날에 비해 4.98% 오른 파운드당 1.476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9일에는 장중에는 1.48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원면 선물은 이번 주에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에서 거래됐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면화 선물가격은 올들어 이날까지 36.78%, 지난 1년간 78.14% 각각 상승했다. 

원면 가격상승으로 면섬유(원사) 가격도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운송비가 오른 것도 한몫을 했다.국제유가 상승으로 화학 섬유 원료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원면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폴리에스터의 원료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가격은 t당 930달러 정도로 1년 전보다 38%가 올랐다.  

농산 원자재 중개업체인 인피니티 브로커리지의 데니스 스위니(Dennis Sweeney) 최고경영자(CEO)는 야후파이낸스에 "원면 가격이 최근 급등했는데 이는 가용할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면가격 급등은 미국 최대 원면 산지인 텍사스주가 수십 년 사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응한 중국의 경제봉쇄에도 미국산 원면수요는 둔화되지 않은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내놓은 '상품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원면 가격이 39% 급등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6.5%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원면 가격은 지난 20년 연평균 kg당 1.59달러에서 2021년 2.23달러로 급등했고 올해는 3.1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는 2.90달러, 후내년에는 2.86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세계은행은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2020년 5월부터 원면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지난 3월에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다. 원면 가격은 지난 23개월  중 20개월 동안 상승했는데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스위니는 "앞으로도 원면수요는 견실하다"면서 "다음 시즌 전망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원면 가격 상승에 주요 수입 브랜드는 최근 속옷 가격을 올렸다.원면 가격 상승에 원사 가격이 올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국제 원면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사가격은 1년 사이에 400파운드 당 7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71%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PA 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에 납품되는 원면은 킬로그램 당 1만103원으로 전년(3618원)에 비해 179% 상승했다

빅토리아 시크릿과 와코루, 언더와이어 브라 등 국내 수입브랜드들은 최근 제품 가격을 30~40%씩 올렸다. 언더와이어의 일부 브래지어 제품은 3만원 넘게 올랐다.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무탠다드는 블레이저와 치노팬츠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치노팬츠 가격을 3만900원에서 3만2900원으로 6% 올렸다. 무신사의 가격 인상은 2020년 이후 2년여 만이다. 무신사 측은"원자재 공급리스크와 각종 인프라를 포함한 공임비 상승이 단기간에 겹쳐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BYC는 브레지어에 들어가는 원단과 레이스 등 원자재 가격이 20% 인상되고 부자재인 와이어, 훅아이, 테이프 등 납품 가격도 5% 가량 오르자 가격을 3% 인상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SPA브랜드 '자라(ZARA)'는 바지 등 일부 의류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다.

원자재 수입로를 다변화하는 기업도 있다. 이랜드 SPA브랜드 스파오는 중국에서 수입해온 원면을  전량 아프리카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신장 면화나 면제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면화 수급이 불안정한 데 대한 대응조치다.

섬유업계는 당분간 원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원면 가격은 통상 의류 가격에 반영되는 데 6개월 정도가 걸리는 만큼 올 여름부터 옷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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