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폭염 나비효과...세계 밀 값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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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폭염 나비효과...세계 밀 값 오르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0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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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의 이른 폭염으로 올해 밀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밀 수급과 수출증대라는 인도 정부의 목표는 빗나갈 공산이 커졌다. 또 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밀 수출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인도의 생산마저 줄어든다면 공급감소에 따른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인도 북서부 지역을 엄습한 이상고온으로 인도의 밀수확이 타격을 입고 있다.인도의 '곡물 바구니' 펀잡주에서 한 농민이 밀밭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더프린트
인도 북서부 지역을 엄습한 이상고온으로 인도의 밀수확이 타격을 입고 있다.인도의 '곡물 바구니' 펀잡주에서 한 농민이 밀밭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더프린트

3일 인도 매체 더프린트와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3∼5월 밀 수확기를 맞이한 인도의 주요 주들이 밀밭으들이 120여년 만에 최고로 높은 기온 탓에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수확기 밀은 더위에 민감해 인도인들은 보통 서늘한 봄철에 밀을 수확한다. 그런데 올해는 달라졌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뉴델리 등은 지난 3월부터 역사상 가장 이른 더위를 겪고 있다. IMD는 2일  발표한 성명에서 4월 평균 기온은 섭씨 35.30도로 2010년(35.42도), 2016년(35.32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4월 기온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40년 연평균 기온 섭씨 33.94도보다 1도정도 높은 것이다. 

3월 기온은 평균 섭씨 33.10도로 1901년 이후 122년 사이에 3월 기준 최고기온이었다.

IMD는 "4월 최고기온이 섭씨 47도까지 오르는 등 때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면서 "5월에도 최고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수도 델리는 이번 주에 기온이 섭씨 44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 고온으로 인도인들은 물론 농작물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 2위의 생산국인 인도의 밀 수확도 큰 타격을 입으면서 전 세계 밀값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밀 수출량이 세계 2위인 국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인도는 유럽 등으로 밀을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는 펀잡, 마디야 프라데시, 우타르 프라데시, 찬디가르 잠무, 카시미르, 구자라트, 비하르, 라하자스탄 주 등지에서 밀을 재배한다. 펀잡주는 인도의 '곡물바구니'로 불리는 주다. 인도 정부는 1960년대 이후 이곳 농민들에게 밀재배를 장려해왔다. 그 결과 펀잡주는 인도 곡물 보유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올해 밀 매수량의 3분의 1을 펀잡주에서 사들일 계획이다.

인도 정부가 지방 관리와 농민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이상고온으로 밀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10%에서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 경제신문 이코노믹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북부 찬디가르시의 농업정책 전문가인 데빈데르 샤르마는 올해 수확량이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사정은 우타르 프라데시와 마디야 프라데시 주도 마찬 가지다.

인도정부는 지난해 4300만t의 밀을 매수했는데 올해는 20~50% 줄어들 것으로 샤르마는 예상했다.

인도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펀잡주 농부들은 수확량이 평년보다 4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는 이번 회계연도에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약 1500만t의 밀을 수출할 것으로 계획으로 있다. 문제는 인도가 약 8억 명의 인도인을 위한 식량복지프로그램 이행을 위해서는 약 2500만t의 밀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 수매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인도 정부가 세운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지만 올해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1500만t 수출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상고온은 인도 정부의 계획을 무산시킬 공산이 커졌다. 

인도의 이상고온에 따른 밀생산량 감소는 전 세계 밀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점에서 예사롭게 봐서는 안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급 부족에 이어 인도의 공급량 마저 준다면 밀값 상승은 불을 보듯 훤하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밀 선물가격은 내렸지만 향후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일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연질 적색 겨울 밀(WN2)은 30센트 하락한 부셸당 10.55달러, 캔자스시티 선물거래소(K.C.)의 7월 경질 적색 겨울 밀(KWN2)은 35센트 하락한 부셸당 11.06달러, 미네아폴리스 선물시장(MGEX) 7월 봄 밀(MWEN2)은 23.75센트 하락한 부셸당 11.6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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