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격, 5개월 사이 최저...파운드당 4.23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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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가격, 5개월 사이 최저...파운드당 4.23달러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2.05.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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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금속 구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번주 첫 거래일인 2일(미국 현지시각)에는 선물가격이 5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억제를 위해 경제 수도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수요감소가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경제봉쇄 조치를 지속한다면 구리는 계속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구리수요 증가가 하락압력을 상쇄할 지가 구리가격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글렌코어 근로자가 구리 제련공장에서 용해된 구리를 다루 고 있다. 사진=글렌코어
글렌코어 근로자가 구리 제련공장에서 용해된 구리를 다루 고 있다. 사진=글렌코어

캐나다 매체 파인내셜포스트(Financial Post)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벤치마크 구리 가격은 3일 전날에 비해 3.15% 하락한 t당 9511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고점(3월7일 1만730달러)에서 약 13% 내렸다. 알루미늄 가격은 최고가(t당 4073.50달러)에 비해 25%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런던금속거래소(LME)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가격 추이. 사진=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속거래소(LME)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가격 추이. 사진=자원정보서비스

앞서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망 여파로 지난 2일(현지시각) 구리 선물가격이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구리를 비롯한 주요 금속 가격은 미국 달러로 표시되고 달러로 거래되는데 달러가치가 오르면 역으로 가격은 내려간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유로와 일본 엔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월3일 96.21에서 꾸준히 오르기 시작해 3일 103.47을 나타냈다. 20년 사이 최고치라는 말이 나돈다. 올해 들어 달러가치는 7.89% 올랐으며 지난 1년간은 13.40% 상승했다. 그만큼 금속 가격은 하락압력을 받는다.

올들어 3일 현재까지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마켓워치
올들어 3일 현재까지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마켓워치

같은날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7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29일)에 비해 4% 하락한 파운드 당 4.23달러(t당 93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1일 이후 5개월 사이에 최저치라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중국 경제 상황은 구리 수요 감소를 예고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3월에 비해 2.1 포인트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PMI 50 이하를 기록했다. PMI 50 이하는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 같은 양상은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대도시 내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원인으로 꼽혔는데 역시 구리 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할 요인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8일 베이징의 학교와 공공장소를 폐쇄했다.

클라이드 러셀 로이터 통신 칼럼니스트는 봉쇄 조치의 장기화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인 5.5%를 달성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진단했으며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경제 부진은 구리 수요엔 독약과 같다.

중국 경제, 특히 제조업 부문은 부진하다. 중국의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3월(49.5)에 비해 2.1포인트 하락했다.이는 코로나가 첫 발생한 우한 사태 여파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2020년 2월(35.7)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낮다. 제조업 PMI는 기준인 50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보다 아래에 있으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9∼10월 50 미만을 나타냈다가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넉 달 연속 50 위로 올라왔으나 최근 2개월 연속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제조업 PMI 급락은 3월 이후 본격화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주요 도시의 봉쇄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 장쑤성 하이안시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가 수치제어장비를 다루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장쑤성 하이안시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가 수치제어장비를 다루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그렇다고 미국이 구원투수로 나설 것 같지도 않다. 미국 경제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를 기록했고 미국의 제조업활동은 1년 반 사이에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2일(현지시각)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57.1)보다 낮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7.8)을 크게 밑돈다. 4월 제조업 업황은 확장 국면을 유지했으나 이날 수치는 2020년 7월(53.9)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 활동이 둔화된 만큼 구리 수요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재고는 늘고 있다.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에 따르면, 올해 구리 공급은 수요를 14만2000t 초과하고 내년에는 35만2000t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는 주는데 재고가 쌓이면 가격은 자연 내려가게 마련이다. 구리 가격 하락은 수요처인 자동차 부문에는 원가 하락 요인으로 환영할 요인이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다니엘 브리스만(Daniel Briesemann) 분석가는 FP에 공장활동 둔화,코로나 억제를 위한 중국의 경제봉쇄조치, 에너지 가격을 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론하면서 "정서는 더욱더 암울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아는 영리한 투자자들은 이미 구리 선물을 팔아치웠다. 마렉스(MAREX)와 COMEX 통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엄청난 양의 구리 순보유( net long positions)를 처분했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게 마련이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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