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금수방안에 국제유가 다시 110달러...석유회사 주가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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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금수방안에 국제유가 다시 110달러...석유회사 주가도 급등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05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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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미미한 증산 등의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다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경우 이를 대체해야 하는 데 대체 원유가 마땅히 없어 공급부족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상승에 전 세계를 엄습한 인플레이션이  EU와 독일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맹위를 떨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유를 퍼올리는 유전의 오일 펌프. EU가 러시아산 원유수입 중단을 추진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사진=러시아투데이닷컴
원유를 퍼올리는 유전의 오일 펌프. EU가 러시아산 원유수입 중단을 추진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사진=러시아투데이닷컴

4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5.3%(5.40달러) 오른 배럴당 107.8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4.9%(5.17달러) 상승한 배럴당 110.14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메이저인 엑슨모빌과 셰브런의 주가가 이날 각각 3.98%, 3.14% 상승했다. 정유회사인 마라톤오일은 5.49%, 석유천연가 업체인 데본에너지는 5.38% 급등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EU의 러시아 원유 금지안과 OPEC플러스(+)의 미미한 증산 등이 유가 상승의 동력을 제공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6개월 안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연말까지 정제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EU회원국들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2023년 말까지 기존 계약 하에서 러시아 원유 수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재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6개 제재안 중 하나다.앞서 EU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뱅크와 주요 은행 2곳을 국제은행간 결제망인 SWIFT 퇴출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인터랙티브 인베스터의 빅토리아 스콜라 투자 부문 대표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는 지난해 EU 원유 수입량의 4분의 1가량을 공급했으며, 그중에 독일이 3분의 1가량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이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물가를 더 높이고 인플레이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유럽 경제, 특히 독일에 상당한 역풍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Fed 유튜브 캡쳐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미국은 이날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0.50% 인상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에 연율 8.5% 상승하며 40여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석유와 농산물 공급 사정 악화가 이어지면서 에너지와 식품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5일 정례 회의를 열고 6월 하루 증산량을 결정한다. OPEC+는 매달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했는데 6월에는 하루 43만2000 배럴 증산을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는 서방의 증산 요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비자든 투자자든 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나 그 이상을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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