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에도 햇반 가격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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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에도 햇반 가격 오르는 이유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5.0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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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쌀수매 시장격리 제도, 햇반 생산 연료, 포장지값 상승 등

정부가 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해 식량 생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농민 주장을 수용해 쌀 12만6000t을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런데 쌀값은 하락하는데 쌀을  원료로 하는 즉석밥 가격은 오르는 기이한 일이 생겼다. 이유는 즉석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포장재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즉석밥 '햇반'.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즉석밥 '햇반'.사진=CJ제일제당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쌀 20㎏ 소매가격 전국 평균은 5만1320원으로 한 달 전(5만2219원), 1년전(6만476원)에 비해 각각 1.7%, 15.1% 내렸다. 평년 가격(5만733원)에 견줘서는 1.2% 상승했다. 

쌀 20㎏ 도매가격은 6일 4만6500원으로 한 달 전(4만8668원)에 비해 4.5%가 내렸다. 1년 전(5만6392원)에 비해서는 17.5%나 떨어졌다. 평년4만5167원)에 비해서는 3% 상승했다.

4월 평균 5만426원으로 1년 전(5만8523원)에 비해 13.8% 하락했다. 쌀값은 올해 1월 7.4% 내린데 이어 에서 2월  9.1%, 3월 10.4% 각각 하락하는 등 달이 바뀔 때마다 낙폭이 커지고 있다.

20kg짜리 쌀 소매가격 추이. 사진=aT가격정보
20kg짜리 쌀 소매가격 추이. 사진=aT가격정보

쌀값이 떨어진 것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쌀 생산량은 지난해 388만t으로 수요량 추정치 361만t보다 27만t이 많았다. 

쌀값이 하락하자 정부는 쌀을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함으로써 가격을 지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4월 14만4000t의 쌀을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한 데 이어 오는 16일부터 2021년산 쌀 12만6000t을 수매하기 위해 입찰을 할 예정이다.이번 조치는 2021년산 쌀 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 12월28일 초과생산량 27만t 중 20만t을 우선 시장격리하고 잔여 물량은 추후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농식품부는 최소 입찰 물량을 100t에서 20t으로 낮추는 등 수매 요건을 완화해 목표량 12만6000t을 모두 사들일 계획이다. 이번 수매량을 합치면 총 27만t을 사들이게 된다.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연도별 벼 재배면적과 쌀 생산량 추이. 사진=통계청
연도별 벼 재배면적과 쌀 생산량 추이. 사진=통계청

농식품부 관계자는 " '초과 생산량이 예상 생산량의 3%를 넘으면 곡물을 수매할 수 있다'는 ‘양곡수급안정대책 수립·시행 등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수매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쌀값 하락에도 쌀을 원료로 만든 즉석밥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1일부터 햇반 대형마트 판매가격을 7%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백미 210g 12개' 묶음 상품이 1만4480원에서 1만5480원으로 올랐다. CJ는 편의점 판매 햇반 가격도  1일부터 8% 올렸다. 이에 따라 햇반 210g 개별 상품이 1950원에서 2100원으로 인상됐다. 

오뚜기의 오뚜기밥(210g)은 1289원에서 1417원으로, 햇반 컵반(고추장제육덮밥)은 3620원에서 4268원으로 각각 뛰었다. 오뚜기밥과 햇반 컵반 모두 국산 쌀을 사용한다.

오뚜기컵밥(제육덮밥, 310g).사진=오뚜기
오뚜기컵밥(제육덮밥, 310g).사진=오뚜기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햇반(210g) 평균 가격은 1982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769원보다 12% 상승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쌀값은 내렸지만 포장재와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연료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도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식품 가운데서 햇반이 밥 짓는 열과 살균 처리 과정 때문에 가장 많은 연료를 사용한다"면서 "1년 사이 LNG 가격이 약 90% 올랐고, 즉석밥 용기와 포장지 값도 15% 올라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4월 100만btu당 6.08 달러에서 올해 4월 37.45달러로 무려 516% 상승했다. LNG 수입가격은 여기에 운송료와 보험료,한국가스공사 등 도입사 마진 등이 더해 정해진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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