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쉘 14년 사이 최대 분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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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쉘 14년 사이 최대 분기 실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09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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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91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184%

국제유가 상승 덕분에 유럽 최대 석유회사 쉘이 14년 만에 최고 분기 실적을 냈다.쉘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발표했다.경쟁사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틀로리엄(BP)도 1분기 순이익이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프랑스 토탈,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도 유가 상승으로 1분기에 호실적을 냈다. 고유가는 전세계에서 운송비를 높여 상품가격 상승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있지만 원유를 캐서 판매하는 기업에게는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열더치쉘 간판. 사진=로열더치쉘
로열더치쉘 간판. 사진=로열더치쉘

영국네덜란드 합작 석유메이저 로열더치쉘(이하 쉘)은 지난 5일 분기실적 발표에서 1분기 수순이익이 91억 3000만 달러(약 11조 6471억 원)였다고 밝혔다.이는 지난해 1분기 32억 달러에 비해 184.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64억 달러)와 견줘서는 42.2% 늘어난 것이다.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6억달러 수준이었는데 이를 뛰어넘었다.

CNBC는 "쉘의 1분기 실적은 2008년 이후 최고 분기실적"이라고 보도했다.

쉘은 석유와 가스 가격 상승에 힘입어 조정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 190억 달러를 달성해 지난해 4분기(163억 달러)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사업별 조정 순이익은 가스가 40억 93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업스트림(원유생산) 34억 5000만 달러, 마케팅 7억 3700만 달러, 화학과제품 11억 6800만 달러,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솔루션 3억4400만 달러 등이다. 

쉘 업스트림 부문 실적.사진=쉘
쉘 업스트림 부문 실적.사진=쉘

쉘은 또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데 39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사업 철수와 겨울철 온난한 날씨 탓에 수요가 줄면서 업스트림 부문 생산량도 지난해 4분기에 비해  4% 감소했다. 가스생산량은 지난해 4분기 하루 3799 mscf(1000세제곱피트)에서 올해 1분기 3606 하루 mscf로 줄어들었다. 유체 생산량도 하루 145만6000BOE(석유환산배럴)에서 140만3000BOE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고유가 혜택을 보면서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실적을 낸 것이다. 실제로 팔린 원유가격은 지난해 4분기 배럴당 73.94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는 88.63달러로 올랐다. 반면 판매 가스 가격은 msc당 9.29달러에서 8.79달러로 내렸다.

쉘은 이에 따라 1분기 배당금을 주당 0.25달러로 4%가량 인상했다. 쉘은 올해 상반기 자사주 85억 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했는데 이미 40억 달러어치는 매입을 완료했고 나머지 45달러어치도 2분기 실적 발표 전에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금흐름은 지난해 4분기 107억 달러와 거의 비슷한 105억 달러로 나타났다.

회사 순부채는 지난해 4분기 526억 달러에서 약 485억 달러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쉘은 또 올해 말까지 두 건의 계약을 제외하고 모든 러시아 원유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쉘은 러시아로부터 정제된 석유 제품을 수입하는 계약은 종료할 예정이지만,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기 위한 장기 계약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 반 뷰어든 쉘 CEO.사진=쉘
벤 반 뷰어든 쉘 CEO.사진=쉘

벤 반 뷰어든 쉘 최고경영자(CEO)은 "국제유가와 가스 가격이 뛰면서 수익이 급증했다"면서 "지난해는 쉘에게 중대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현재 배럴당 11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석유회사들의 2분기 실적도 상당히 좋을 전망이다. 쉘이 실적을 발표한 5일에는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에 비해 0.7% 오른 배럴당 110.9달러에 거래됐고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0.5% 오른 배럴당 108.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올들어 약 46%, 지난 1년간은 72% 정도 상승했다. WTI는 올들어 약 47%, 지난 1년간 약 79% 오르면서 석유회사들에게 큰 돈을 가져다주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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