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충격에 한전 1분기 역대 최악 손실...7.8조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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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충격에 한전 1분기 역대 최악 손실...7.8조 적자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1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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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 증가로 올해 1분기 역대 최악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들어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보다 훨씬 많은 적자를 냈다.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연료 가격 급등으로 전력구매단가(전력도매가)는 급등했지만 전기요금 인상 억제로 전기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한 결과다.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자산매각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그러나 근본 대책인 전기요금 인상이 없이는 한전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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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13일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 16조 4641억 원,영업이익 7조7869억 원의  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1분기 매출액은 경기회복에 따른 제조업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전력 판매량이 늘면서 전년 동기에 비해 9.1% 증가했다. 반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이 전년보다 67%(9조7254억 원) 증가한 24조 2510억 원에 이르면서 영업이익은  7조8869억 원의 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은 1476.8% 감소했다.  

2022년 1분기 한국전력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 사진=한국전력
2022년 1분기 한국전력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 사진=한국전력

전력 판매 수익은 판매량 증가에 7.6% 증가한 15조3784억 원에 이르렀다. 반면, 자회사 연료비(7조6484억 원)와 민간 발전사 전력구입비(10조5827억 원)는 각각 92.8%(3조 6824억 원), 111.7%(5조 5838억 원) 급증했다.한전은 전력구매 비용이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크게 증가한 것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연료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다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늘고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RPS)비율이 상향된 결과라고 한전은 설명했다. 한전은 특히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억제 정책을 준수하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따라 발전단가가 싼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고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 발전을 늘렸다.국제 LNG 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돼 있어 국제유가가 오르면 LNG가격도 자연스레 오른다.

LN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54만7600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132만 750원으로 142%, 유연탄은 t당 89.4달러에서 260.6달러로 191% 급등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5월 호주산 유연탄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255.2%나 올랐다. 

두바이유 가격과 한전 전력도매가격(SMP) 추이. 사진=하나금융투자
두바이유 가격과 한전 전력도매가격(SMP) 추이. 사진=하나금융투자

1분기 한전이 가정과 공장 등에 전기를 파는 가격(전력판매단가)은 ㎾h당 107.8원에서 110.4원으로 2.4% 인상됐다.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구매단가는 ㎾h당 180.5원으로 1년 전(76.5원)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한전은 보유 부동산과 해외 석탄발전소를 팔고 보유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남기고 나머지를 매각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적자를 메우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근본 대책인 전기요금 인상이 없으면 한전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투는 한전의 올해 연간 영업적자가 29조 5210억 원, 순손실도 23조 678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등은 올해 영업적자를 22조~23조 원으로 전망한다. 

유재선 하나금투 연구원은 "이른 시일 안에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한전은 기업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경고했다.유재선 연구원은 "현재 자산 효율화를 통해 적자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나 전기요금을 인상하거나 자기자본이 버틸 수 있는 시간 동안 원자재 가격 하락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방법 외에 적절한 대응 수단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단언했다. 하나금투는 투자의견 '중립'에 목표가 2만5000원을 제시했다.

한전은 과연 정부의 요금 인상 억제 정책이나 소비자 반발을 무릅쓰고 전기요금을 올릴 수 있을까?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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