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민, "차기 총리 후보는 반드시 이중언어 구사 가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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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민, "차기 총리 후보는 반드시 이중언어 구사 가능해야"
  • 육도삼략365
  • 승인 2020.02.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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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방 보수당(Parti conservateur du Canada)의 앤드루 쉬어(Andrew Scheer) 대표가 작년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퇴진을 공식 확정한 이후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몬트리올 최대 일간지 '주르날 드 몽레알'과 '레졔(Léger) 마케팅'이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영어권 캐나다 국민 대다수가 차기 총리 후보에게 영어 불어 이중언어 구사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퍼터 맥케이 전 외무 국방장관. 사진=주르날드몽레알캡쳐 
퍼터 맥케이 전 외무 국방장관. 사진=주르날드몽레알캡쳐 

이번 설문 결과를 요약하자면, 차기 연방 보수당 대표가 캐나다의 공식 언어, 즉 영어와 불어 이중언어 구사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현 자유당 정권과 쥐스땡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당초 연방 보수당 대표에 도전한 유력 후보 3명 가운데 영어와 불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쟝 샤레(Jean Charest) 전 퀘벡 주수상과 삐에르 뿌와리에브르(Pierre Poilièvre) 의원이 경선을 포기함에 따라 피터 맥케이(Peter MacKay) 전 외무부-국방부 장관의 독주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그런데 맥케이 의원의 불어 실력이 상당히 아쉬운 수준이다. 게다가 맥케이 전 장관의 주요 경쟁자라는 에린 오툴(Erin O’Toole) 의원 또한 지금 당장은 불어가 신통치 못하다. 

맥케이 장관이든 오툴 의원이든 캐나다 총리 직에 도전하려면 불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르날 드 몽레알과 레졔 마케팅의 설문조사는 캐나다 국민 대다수가 이중언어 구사에 애착을 느끼며, 특히 캐나다 총리는 더더욱 이중언어 구사가 가능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중언어를 중시하는 경향은 퀘벡 주, 온타리오 주, 그리고 대서양 연안주에서 두드러졌다. 다시 말해 캐나다 총리 직을 노리는 후보는 이 세 주에서 민심을 얻어야만 한다. 

특히 퀘벡 주의 경우, 총리의 이중언어 구사를 요구하는 설문 응답자의 비율이 92%에 이르렀다. 이민 희망자에게 중급 이상의 불어 구사력을 요구하는 퀘벡 주정부의 정책이 이민부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의 결과만은 아님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피터 맥케이 전 장관은 이번 설문조사의 메시지를 잘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맥케이 전 장관의 측근은 맥케이 의원이 지금 현재로서는 프랑스어로 하는 총리후보 TV 토론에 참여할 실력이 못 되지만 주 5일, 매일 두 시간 불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취재진에게 귀띔했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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