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물가 4.2%...기준금리 점진 인상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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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물가 4.2%...기준금리 점진 인상 권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2.05.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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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2.8%, 내년 2.3% 전망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2%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연구기관과 국제기구 등에서 발표한 한국 소비자물가 수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KDI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과 고유가 등의 공급 측 상승 요인으로 최근 우리 경제 전반에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4%대 물가를 전망했다.

KDI는 미국처럼 강도 높은 금리 인상 기조를 추종하기보다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 흐름을 가져갈 것을 권고했다.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 한국은행의 고심의 골은 더욱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이 금리를 차차 올리라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2022~23년 경제전망.사진=KDI
한국개발연구원(KDI) 2022~23년 경제전망.사진=KDI

KDI는 18일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2%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은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각각 3.6%를 상정하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105달러와 92달러, 원화가치를 올해는 4% 하락하고 내년에는 그대로 유지되며는 것을 전제로 했다. 

KDI는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공급 측 상승 요인이 지속되고,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되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KDI는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2%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소비자물가의 기조를 보여주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는 물가인 근원물가에 대해서는 "올해 공업제품 가격과 외식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3.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후 2023년에는 2.4%로 상승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4.2%는 최근 주요 기관과 국제기구 등에서 발표한 수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0%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달 16일 발표한 ‘2022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 2.3%에서 4.1%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조만간 물가 전망치를 4% 수준으로 상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DI는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측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의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큰 폭으로 상회한다"고 밝혔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원자재·곡물 가격이 급등했고,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와 시장금리 상승이 내수경기를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2.8%, 내년 2.3%를 제시했다.  올해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각각 3.7%와 3.9%로 제시했다. 설비투자는 전년도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로 4% 감소하겠지만 내년에는 2.4%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올해는 지난해 -1.5%에 이어 -1.3%를 기록한 후 2023년에는 2.3%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또 수출은 지난해(9.9%)보다 낮은 5.1% 증가하고 내년에는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은 가격 상승과 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8.5%)보다 낮은 4.9% 늘고 내년에는 4.8% 증가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올해 경상수지는 지난해(883억 달러)보다 크게 위축된 516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2023년에는 602억 달러로 흑자 폭이 소폭 늘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정책권고와 관련해 고물가 상황을 경계하면서도 미국과 같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은 반대했다.  미국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각각 0.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와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로 1%포인트 올라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4월 기준금리를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오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지 않을 경우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3분기에 1.75%, 4분기 2%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준금리 추이. 4월 현재 기준금리는 연 1.50%이다.사진=한국은행
한국 기준금리 추이. 4월 현재 기준금리는 연 1.50%이다.사진=한국은행

이런 관측에 KDI가 제동을 건 것이다. KDI는 미국 수요 증가 충격은 미국과 한국에 물가와 경기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함에 따라,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인상으로 대응한다면서도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 경제에 경기 둔화가 그대로 파급되는 반면, 독립된 통화정책을 수행할 경우 일시 물가상승 외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사회후생의 관점에서 미국 금리에 동조하는 정책보다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에 따라 운용하는 독립된 통화정책의 효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 한국의 통화정책은 자본유출입과 환율변동을 용인하며,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에 맞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20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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