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 속 전기동 가격 하락...풍산 주가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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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 속 전기동 가격 하락...풍산 주가도 내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5.2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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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구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구리는 전선, 공장 설비, 건축자재, 차량, 기계장비 등 전방산업에 쓰이는 만큼 구리가격 동향은 경기선행지표로 쓰인다. 이 때문에 구리에는 '박사금속'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구리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반증이다.

최근 구리가격 하락으로 방산업체이자 구리업체인 풍산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전기동을 가공판매하는 풍산은 제품 생사을 위해 전기동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데 구리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 늘어나지만 구리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손실이 발생한다.사진은 풍산의 구리 열연코일. 사진=풍산
최근 구리가격 하락으로 방산업체이자 구리업체인 풍산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전기동을 가공판매하는 풍산은 제품 생사을 위해 전기동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데 구리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 늘어나지만 구리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손실이 발생한다.사진은 풍산의 구리 열연코일. 사진=풍산

이 여파로 국내 최대 구리 가공 업체인 풍산의 주가는 하락세다.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인 311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주가엔 별로 보탬이 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사업 진출이 더디고 '은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어 주가는 10여 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5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 가격은 전날에 비해 1.83% 내린 t당 9287달러를 기록했다.

LME 전기동 가격은 지난 12일엔 t당 9018.5달러로 올들어 최저가를 찍었다. 이후 반등해 18일 t당 9264.50달러에서 23일엔 9500.50달러까지 올랐다가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LME 전기동 가격은 올해 1월5일 t당 9775달러로 출발해 3월7일 1만730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대 소비처인 중국이 코로나19 제로 정책에 따라 경제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 구리 수요 감소로 구리 가격은 앞으로도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런던금소거래소 전기동 가격 추이.사진= 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소거래소 전기동 가격 추이.사진=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이런 전망은 구리 선물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7월 인도 구리 선물은 전날에 비해 0.49% 내린 4.27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0.75% 떨어진 파운드당 4.314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t으로 계산하면 9488달러다. 구리 선물가격도  한달여 전인 4월18일 파운드당 4.8020달러이후 계속 하락세다.

스위스계 세계 최대 상품중개업체 글렌코어 근로자가 구리 제련공장에서 용해된 구리를 다루고 있다. 사진=글렌코어
스위스계 세계 최대 상품중개업체 글렌코어 근로자가 구리 제련공장에서 용해된 구리를 다루고 있다. 사진=글렌코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강경 대응 중이며, 이는 또한 경제를 침체시켜 향후 몇 달간 가격 압박을 견인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오고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4일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한데 이어 6월과 7월 연방공재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추가로 각각 0.50%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석유류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대 후반으로 크게 높아졌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상승에 대응한 셈이다. 한은은 올해 남은 네 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연 2.25%나 2.7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이 나와 있다.

구리 가격 하락과 금리인상의 타격을 받아 국내 최대 구리가공업체인 풍산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풍산 주가는 이날 3만50원으로 전날에 비해 0.17% 빠졌다.9년 전인 2013년 11월29일(3만61원) 수준과 비슷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도 주가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 희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풍산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509억 원, 영업이익 692억 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9%, 1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478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풍산은 지난해 1968년 설립 이후 최대인 31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늘어난 것은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구리 판매량이 증가했고, 글로벌 방산 판매가 늘어난 영향을 봤다.

풍산은 구리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에서 공급받은 구리(전기동)를 금속판이나 봉, 동전 등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풍산 실적은 재고자산 평가손익과 '롤마진(제품가-원재료가)'가 결정한다. 풍산은 제품 가공을 위해 재고를 쌓아놓고 있는데 전기동 가격이 오르면 재고 자산 차익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잡힌다. 그런데 전기동 가격이 내리고 있으니 주가 역시 별도리가 없는 형국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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