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3대 쌀 수출국 태국·베트남 쌀값 인상 추진 논란
상태바
세계 2·3대 쌀 수출국 태국·베트남 쌀값 인상 추진 논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01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밀값 상승에 이어 농산물발 인플레 악화시킬 듯

세계 주요 쌀 생산국인 태국과 베트남이 쌀 값 인상을 논의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논란이 거세다. 세계 2대 쌀 수출국인 태국은 농가소득 증대와 협상력제고를 위해 베트남과 협약(카르텔)을 맺고 쌀 수출가격을 인상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태국과 베트남 쌀 생산업체 단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가뭄에 따른 밀생산 부진으로 밀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쌀값이 오른다면 전 세계에 곡물발 인플레이션 즉 애그플레이션을 더욱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태국 최북단 매홍손 주에서 한 농부가 논에서 벼를 탈곡하고 있다.태국 정부는 쌀 생산비를 완화하고 국제 쌀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과 카르텔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방콕포스트
태국 최북단 매홍손 주에서 한 농부가 논에서 벼를 탈곡하고 있다.태국 정부는 쌀 생산비를 완화하고 국제 쌀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과 카르텔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방콕포스트

1일 방콕포스트, 채널뉴스아시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태국 정부는 국제 쌀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고 급등하는 쌀 생산비 완화를 위해 베트남과 협정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은 인도에 이어 세계 2위와 3위의 쌀 수출국이다. 생산비는 지난 20여 년 동안  줄곧 늘었는데 수출가격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이유다.

타나콘 왕분콩차나(Thanakorn Wangboonkongchana) 태국 정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우리는 쌀값을 올려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고 국제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과 협정을만드려고 한다"고 말했다. 

쭈린 락사나위싯(Jurin Laksanawisit) 태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들을 만나 올해 태국 수출은 세계 수요 회복에다 태국 통화인 바트가 미국 달러화에 견줘 5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5월에 0.50% 올린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올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바트화 가치가 낮아지면 달러로 표시되는 태국 쌀 가격이 낮아져서 가격경쟁력을 가진다. 

쌀과 밀 등 상품은 국제사회에서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된다. 상품가격은 미국달러가치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상품 가격은 반대로 내려간다.

그러나 태국 쌀 수출업체 단체는 쌀가격 인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추치앗 옵하스웡세(Chookiat Ophaswongse) 태국쌀수출협회 명예회장은 지난달 30일 "협의와 정부가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가격 인상안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말했다.추키앗 명예회장은 "태국과 베트남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 아니며 합쳐도 인도보다 적어 가격 인상은 바이어인 수입국들은 경쟁국으로 몰리게 할 것"이라면서 "쌀은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오랫 동안 저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전세계 쌀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 최대 수출국이다.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태국과 베트남은 정조(벼) 생산의 약 10%, 수출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루피화 가치 약세에도 공급 증가로 인도산 쌀 수출가격은 5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5% 도정 인도쌀은 베트남산 쌀보다는 50달러, 태국산 쌀 보다는 100달러 싸다.

메콩강 델타지역에 있는 베트남 속짱성 농부들이 쌀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비엣남넷
메콩강 델타지역에 있는 베트남 속짱성 농부들이 쌀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비엣남넷

그의 발언은 베트남식품협회(Vietnam's Food Association) 회장 발언과 비슷하다. 베트남 식품엽회는 6월 베트남-태국 회동 이전 가격 인상 전망을 일축했다. 응웬 옥 남 베트남식품협회 회장은 로이터통신에 "양측 회동은 지속가능한 식품생산 협력을 위한 조치에 초점을 둘 것"이라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오르고 있는 시점에 가격을 올리거나 통제하는 것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태국고 베트남은 쌀 공급 부족을 겪고 있지 않는 나라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와 마찬 가지로 지난해 두 나라의 물가가 크게 올라 양국민에게 주는 충격을 완화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태국 상무부에 따르면, 태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월에 비해 4.7% 상승했다. 베트남의 소비자물가는 5월에 2.86% 상승했다.  유엔에 따르면, 태국과 베트남 인구 중 약 30%와 40%가 농업부문에 고용돼 있다.

두 나라가 쌀 수출가격을 올리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훤하다. B.V.크리쉬나 라오(B.V. Krishna Rao) 전인도쌀수추협회(All India Rice Exporters Association)는 아프리카 등지의 수입국들은 인도로 수입선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국산 쌀  벤치마크 가격은 t당  420달러로 t당 363달러인 인도산보다 비싸다. 인도는 국내 밀값 안정을 위해 밀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쌀 수출 움직임은 없다. 따라서 아프리카 수입국들이 쇄도하면 얼마든지 응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쌀 수입국인 필리핀은 카르텔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필리핀은 연간 2000만t의 쌀을 생산하지만 1억1000만 명을 먹이기는 충분하지 않아 쌀을 수입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의 한 중개업체 딜러는 "인도의 참여 없이는 가격기구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도산 쌀은 훨씬 싼데  다른 나라가 가격을 올린다면 바이어들이 인도로 옮기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과 테국은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만큼 시장을 되찾으려면 가격을 낮춰야 할 것"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호치민시의 한 쌀 중개업체는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고 두 나라 중 어느 나라도 최대 수출국이 아니어서 쌀 카르텔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인도가 수출을 제한하면 태국과 베트남이 카르텔을 만들지 않더라도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