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밀값 1년 전에 비해 56.2% 상승, 곡물가격 상승 견인
상태바
국제 밀값 1년 전에 비해 56.2% 상승, 곡물가격 상승 견인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04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AO 밀 등 곡물지수 2.2%↑...식량가격지수는 두 달 연속 조금 내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여파와 인도의 물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국제밀값이 1년 전에 비해 근 56% 상승했다. 이 때문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국제곡물지수가 5월 2.2% 상승했다. 곡물과 유지류와 유제품과 육류, 설탕 등을 모두 반영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4월에 이어 5월에도 조금 내렸다.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밀과 옥수수 등의 곡물을 거의 전량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수입가격 상승으로 물가부담을 안게 됐다. 

아프가니스탄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세계식량기구(FAO)
아프가니스탄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세계식량기구(FAO)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57.4로 4월보다 0.6% 내려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지수는 1996년 집계 이래 최고치인 159.7을 기록했다. 4월 158.5로 조금 내린 데 이어 지난달에도 소폭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5월과 견줘서는 22.8% 상승했다.

FAO는 달마다 24개 품목의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5개 품목(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의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주요 지수 추이. 사진=FAO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주요 지수 추이. 사진=FAO

유지류 지수는 팜오일과 해바라기씨유,대두유, 유채유 등의 가격하락으로 전달에 비해 3.5% 하락했다. 팜오일은 인도네시아의 수출 제한 조치 해제의 영향을 받았고, 해바라기씨유는 우크라이나의 물류 정체로 재고가 쌓이면서 값이 떨어졌고 유채씨유는 수입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렸다. 

유제품과 설탕 지수도 각각 전달에 비해 3.5%, 1.1% 하락했다. 유제품 가격은 중국의 경제봉쇄 지속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으로 분유값이 하락한 것의 영향을 받았다. 설탕은 인도의 생산량 증가로 값이 내렸다.

곡물류와 육류 지수는 전달에 비해 상승했다.

곡물 등 5개 지수 추이. 사진=FAO
곡물 등 5개 지수 추이. 사진=FAO

곡물 지수는 밀값 상승으로 전달에 비해 2.2% 오르면서 큰 상승세를 보였다. 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우크라이나의 작황부진, 주요국의 수출금지가 겹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밀값은 전달에 비해서는 5.6%,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56.2% 상승했다. 국제 밀 평균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08년 5월에 비해 단 11% 낮은 수준까지 올랐다.

국제 쌀값도 상승했지만  옥수수는 미국의 작황이 개선되고 아르헨티나의 공급 증가, 브라질의 수확기 도래로 가격이 하락했다.

육류 지수는 우크라이나 공급망 장애, 유럽과 중동 국가의 수요 증가로 0.6% 상승했다. 쇠고기는 안정되고 돼지고기는 서유럽의 수출 여력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내렸지만 닭고기 가격이 뛴 영향이다. 닭고기는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공급망차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등으로 값이 뛰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가격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초미의 관심사는 소비량이 많은 밀과 옥수수 등 곡물이다. 제분·사료·전분당·대두가공 업계가 8~9월까지 곡물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으로는 원료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업계는 전했다.

그럼에도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수입 가격이 올라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상승했는데 한국은행은 6~7월에도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5월 물가는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견인했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올라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5월 물가 상승률 중 절반인 2.86%포인트를 공업제품이 기여했다. 러시아산 원유 부분 금수 조치 등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다. 또 밀가루(26.0%), 식용유(22.7%), 빵(9.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7.6% 상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자금 금리 인하, 사료 대체 원료 할당물량 확대 등의 조치를 했으며 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전담반(TF), 식량공급망 위기 대응반을 운영해 중장기 대응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