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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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0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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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2.9%로 하향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세계은행(WB)이 경고했다. WB는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크게 하향조정했다.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차질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공급차질이 심화하면서 공급충격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WB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공조에 나서고, 유가·식료품가격 급등세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며 세계 경제가 위기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선진국들이 신흥국 부채 부담을 줄여줄 것을 권고했다. 

1970년대 아랍 국가들이 석유수출을 급격히 줄이면서 물가가 치솟자 선진국들은 서둘러 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고, 이 때문에 신흥국들은 금융위기를 겪었다. 선진국, 신흥국 모두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져 성장둔화와 물가상승을 말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걸렸다. 

세계 성장률 전망.사진=세계은행
세계 성장률 전망.사진=세계은행

WB는 7일(현지시각) 펴낸 세계경제전망(GEP)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1월 예상치(4.1%)에서 2.9%로 1.2% 포인트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5.7%에 비하면 전세계 성장률이 반토막난다는 것을 뜻한다.

WB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전세계의 저성장 흐름이 202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비관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2.6%로 뚝 떨어지고, 내년에는 2.2%로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신흥국,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도 부진할 것으로 WB는 내다봤다. 지난해 6.6% 성장세에서 올해 3.4%로 성장률이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이는 팬데믹 전인 2011~2019년 연평균 성장률 4.8%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 상승)은 대부분 나라에서 목표 수준을 계속해서 웃도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 가면 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세계은행의 결론이다.

WB는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의 주된 배경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목했다.  팬데믹 여파로 오른 에너지, 곡물, 비료 등 상품 가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를 침공하면서 더 올라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WB는 풀이했다. 

WB는 에너지 가격이 전년에 비해 52% 상승하고 원유 중 브렌트유는 배럴당 평균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에너지 가격은 당초 전망치보다 47%포인트, 브렌트유 가격은 24달러 높은 것이다. 또 농산물 가격은 18%, 비룟값은 약70%,  알루미늄 등 금속가격은 약 1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식품 가격 상승률(왼쪽)과 주요국 성장률 추이.사진=세계은행
에너지 식품 가격 상승률(왼쪽)과 주요국 성장률 추이.사진=세계은행

WB는 세계 경제가 이제 "더 오랜 기간 미미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시기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공급망 차질,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이 성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상당수 나라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세계경제는 1970년대 아랍국가들의 석유무기화에서 비롯된 오일쇼크, 이에따른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WB는 경고했다.

WB는 공급차질, 즉 공급충격이 방아쇠가 됐다는 점,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신흥국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정책 긴축에 나서면서 취약해지고 있는 점 등이 당시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1970년대와 다른 점으로는 유가가 여전히 낮고  미국 달러 강세, 주요 금융기관들의 탄탄한 대차대조표 등을 WB는 꼽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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