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SKC, 필름부문 사고파는 속셈...1.6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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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SKC, 필름부문 사고파는 속셈...1.6조 원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1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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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물적분할 계획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세계 시장점유율 4위인 SKC 필름사업 부문을 인수했다.SKC는 필름 사업을 팔고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전략이다.

한앤컴퍼니는 앞으로 뭘 하려는 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동안의 투자 실적을 보면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한앤검퍼니는 앞서 해운사 SK해운, 렌트카업체 SK엔카,바이오디젤 업체 SK에코프라임, 태양광과 풍력 발전 업체 SK D&D 등 SK계열사를 줄줄이 사들였다.이밖에 쌍용양회 등 시멘트 회사들을 사들였다.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을 사들이고 환경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사진=한앤컴퍼니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사진=한앤컴퍼니

1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C는 8일 이사회를 열고 필름 사업을 하는 인더스트리 소재 사업부와 필름 가공 자회사 SKC하이테크앤마케팅, 미국과 중국 사업장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1조6000억 원이다. SKC는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 11월 물적분할 이후 기업결합 신고, 사업 인허가·계약종료 등을 하기로 했다.

SKC로고. 사진=SKC
SKC로고. 사진=SKC

필름 사업은 SKC의 모태 사업이다. SKC는 지난 1977년 PET 필름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1980년 내놓은 컬러비디오테이프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SKC가 생산하는 필름은 자동차 윈도우 필름과 건물 윈도우 필름, 음료수와 유제품 용기로 쓰이는 열수축 필름, 자동차와 건축용 접합유리 필름, 태양광 모듈용 봉지재로 쓰이는 필름, 고내열과 내구성이 요구되는 자동차ㅍ케이블 PCT 필름 등이 있다. 

필름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3087억 원, 영업이익 689억 원을 기록했다. SKC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회사 전체 매출(약 3조3960억 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필름 부문을 내놨다.

메리츠증권은 SKC에 대해 필름 사업 부문 매각으로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소재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며 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C는 필름 사업 매각으로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로 사업구조를 재편, 수익성 기반의 성장성을 견인할 사업부문은 공히 이차전지 소재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SKC의 동박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C는 2025년까지 국내-말레이시아-폴란드-미국으로 생산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2021년 코팅형 실리콘 음극재 스타트업 넥시온(Nexeon)에 지분투자를 확정, 2024년 하반기 양산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1위 회사에서 기술력을 검증 중이다. 오는 2025년 이후 예상 매출액이 약 5000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오는 2024년까지 동박의 타이트한 공급여건에서 SKC는 후발주자들에 대한 사업 경쟁력 격차를 확대시킬 것"이라면서 "톱5 셀 기업들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해 판매물량 차질이 없는 점, 해외 설비 구축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제조원가 경쟁력, 투자 재원 여력으로 재무부담이 적은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앤컴퍼니에서는 이렇다할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SK해운이 운용하고 있는 초대형 유조선 C.프로스페러티호.사진=SK해운
SK해운이 운용하고 있는 초대형 유조선 C.프로스페러티호.사진=SK해운

앤컴퍼니는 국내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들을 발굴하고, 그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사모펀드다. 한앤검퍼니의 투자대상은 테크놀로지 제조업, 산업재, 자동차 부품, 소비재, 운송과 물류,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

한앤검퍼니가 투자한 회사로는 2018년 1조 50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71%를 취득한 SK해운을 비롯, 2000년 국내 바이오디젤 시장 1위업체 SK에코프라임을 3800억 원에 인수했다. 또 한진해운 전용선사업, HMM 벌크선사업,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 쌍용양회와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 대한항공 씨앤디서비스, 호텔현대, 조이렌트카, 웅진식품, 동부팜가야 등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나 한국 고유의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산업에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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