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물가 8.6% 상승...Fed '자이언트 스텝'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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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물가 8.6% 상승...Fed '자이언트 스텝' 밟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6.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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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6개월 만에 최고치...6월 FOMC 금리 0.75% 인상 초미의 관심사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급등했다. 40년6개월 만에 최고치이고 지난달(8.3%)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전문가 예상치(8.3%)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과 7월에도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당행하고 9월에는 잠시 쉬어갈 것이라는 금리인상 중단론은 힘을 잃었다. 당장 이달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지가 전세계 금융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5월 근원물가지수 상승률.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미국 5월 근원물가지수 상승률. 사진=미국 노동통계국

미국이 6월과 7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2%에 이르러 한미간 금리 역전이 발생한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다.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이 염려된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5월 소비자물가가 전달에 비해 1%,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8.6% 각각 상승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에너지가 1년 전에  비해 34.6%, 식품 물가가 10.1% 오르며 전체 지수상승을 견인했다.전달과 비교해서는 각각 3.9%, 1.2% 상승했다. 에너지 원자재는 전달에 비해서는 4.5%,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50.3% 상승했다.휘발유 가격은 전달에 비해 4.1%,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48.7% 급등했다.  

지난 5월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4월에 비해 4.1%, 지난해 5월에 비해 48.7% 급등하면서 에너지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AAA에 따르면, 10일 현재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지난 5월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4월에 비해 4.1%, 지난해 5월에 비해 48.7% 급등하면서 에너지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AAA에 따르면, 10일 현재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해 물가기조를 알 수 있는 5월 근원물가지수 역시 시장 전망치(5.9%)를 웃도는 6% 상승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0.6% 상승했다. 전월비 근원물가 상승률은 1월 0.6%에서 2월 0.5%,3월 0.3%로 낮아졌다가 4월과 5월 각각 0.6%로 높아졌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40년 만에 최고치인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한 이후 지난달엔 8.3%로 상승세가 소폭 둔화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희망섞인 기대가 확산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 5월 Fed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음에도 물가가 진정되지 않자 금융시장에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고 이날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2.73%.2.91%, 3.52% 하락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석 달 연속 8% 대 고물가가 계속됨에 따라 Fed는 더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Fed의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는 2%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와 천연가스의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사상 최고가로 치솟고 운송비 상승과 작황부진이 맞물리면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Fed의 물가관리 목표 달성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제유가는 이날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수요 둔화 전망에 하락했지만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1.06달러 하락한 배럴당 122.01달러,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84달러 내린 배럴당 120.67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1.9%와 1.5%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브렌트는 지난 1년간 83% 이상, WTI는 87% 이상 상승했다.

Fed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 2일(현지 시각)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5월에 이어 6월과 7월, 그리고 9월까지 4차례 연속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선 통상의  금리 변동 폭(0.25%포인트)의 두 배씩 급격히 금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BMO캐피털 마켓의 살 콰티에리(Sal Guatieri) 분석가는 "Fed는 여전히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웃도는 수치를 계속해서 나타낼 경우 인상 속도를 단계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오정석 전문위원은 "미국 5월 CPI가 8.6%로 예상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정점론은 퇴색했다"면서 "영국 바클레이스 등 일각에서는 다음주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75bp) 가능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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