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 밟을까...한국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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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언트 스텝' 밟을까...한국의 대응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6.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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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자본 유출 우려
사상 첫 국내 ’빅 스텝’ 가능성도

미국의 가파른 물가상승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물가의 지속 상승)를  위해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 수준으로 올라가 한국과 동일해진다. 한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자본유출이 염려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한국은행과 정부도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ed는 14일부터 이틀간의 FOMC를 마치고 15일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동영상 캡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Fed 동영상 캡쳐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또 한 번 대폭 올릴 것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8.6% 상승함에 따라 0.50% 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이 주요한 근거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위원회에서는 다음 두어 차례 회의에서 0.5% 포인트 추가 인상이 검토돼야 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Fed가 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한다면 미국은 물론 우리 경제도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요동칠 게 분명하다. 미국의 높은 금리를 좇아 국내에 있는 외국 자본이 유출되면서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물가 상승 장기화와 긴축 강화에 대한 공포로 금융시장운 요동치고 있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을 급등하고 있다. 코스피는 14일 2492.97로 마감해 1년 7개월 만에 2500 아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2.4원 오른 1286.4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부터 1292.5원까지 급등해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1291.5원)을 뛰어 넘었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 19일(1296.0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YTN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를 떠나는 외국 투자자, 그리고 전반적인 무역수지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번져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 통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상향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 포인트 상향했다. 사진=한국은행


여기에 맞대응하려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는데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금리를 높이면 1900조 원에 육박한 빚을 낸 가계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소비가 줄어들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꺼리고 투자를 주저하면서 결국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한은은 고심하고 있다.민간에 충격을 덜 주면서도 물가를 잡고 경기 침체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방기선 차관이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제 1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 방기선 차관이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제 1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한은은 14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최근 국제 금융시장 상황 변화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FOMC를 앞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이 부총재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때 시장 안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시장 안정 차원에서 이번 주로 예정된 국고채 조기 상환(바이백) 규모를 기존 예정된 2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고, 금융사의 건전성과 유동성을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대내외 불확실성 확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최근 화물연대 관련 물류 차질로 산업현장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금융시장·실물경제 여건이 매우 엄중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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