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격 급락, 경기침체의 새로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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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가격 급락, 경기침체의 새로운 경고?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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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금속 구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지표로 쓰이는 구리 가격은 지난 23일 16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구리 매도에 나서면서 지난 2주 사이 11% 이상 하락했다. 미국 케이블 방송 CNN은 경기 침체에 대한 '다른 하나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구리가격 약세로 전기동으로 구리 제품을 가공해 판매하는 풍산을 비롯한 구리 업종 종목의 주가도 하락세다.

중국 베이징 공자 사원의 복을 비는 구리 문고리. 사진=마이닝닷컴
중국 베이징 공자 사원의 복을 비는 구리 문고리. 사진=마이닝닷컴

25일 미국의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2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7월 인도 구리 선물(HGN22)은 전날과 거의 같은 파운드당 3.7405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간 기준으로 거래가 가장 많은 선물 가격은 6.8% 하락해 2021년 6월18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23일 현금결제 즉시 인도 전기동은 t당 8578달러로 내려앉았다. 지난 16일 9105달러에서 5.8% 떨어졌다. 21일 하루 1.41% 오른 것을 제외하면 6거래일 중 5거래일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 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구리 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구리가격 하락으로 관련 종목 주가도 하락세다.  신동제품과 구리로 탄피를 만든 소총탄과 탄약류를 판매하는 풍산의 주가는 올해 3월 기록한 고점(3만6000원)에서 30.42%나 빠진 2만5050원에 한 주간 거래를 마쳤다. 

TD시키류티스의 대니얼 갈리(Daniel Ghali) 상품전략 이사는 "구리가격은 세계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 설명이다. 구리는 전선과 수도파이프 등 건축자재에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쓰여 경제활동의 대리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구리가격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다른 금속과 함께 상승세를 탔다. 러시아는 전세계 구리 생산량의 4%,니켈 생산량의 약 7%를 차지한다. 서방의 경제제재로 러시아산 구리가 시장에 공급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중개업체들은 구리를 사쟀고 가격은 뛰었다. 

그런데 전쟁으로 금속은 물론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강도높은 긴축에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데 이어 7월에도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인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도처에서 경기침체 경고음이 들리면서 금속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갈리 이사는 "재고 확충이 종료되면 세계상품수요는 경제성장과 다시 결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성장이 둔화되면 수요가 줄어 결국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둔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SW&P글로벌이 23일 공개한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민간  부문 생산이 급락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모두 측정하는 종합 PMI가 5월 53.6에서 6월 51.2로 떨어져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19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유럽 PMI도 5월 54.8에서 6월 51.9로 떨어져 16개월 사이 최저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5월 소매 판매가 올 들어 처음 감소하고 기존 주택 판매가 4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지표도 발표됐다.

세계 성장엔진으로 통하는 중국에서도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1년 전에 비해 6.7%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 4월(-11.1%)보다 줄어들었다. 5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월 대비 0.7% 증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갈리 이사는 "미국이 침체에 빠진다면 구리 가격이  떨어질 여지는 더 많아진다"고 내다봤다. 

낙관론도 있다. DWS그룹 다웨이 쿵 상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N에 "중국의 성장은 올해 말 빨라지고 구리와 기타 기초금속 가격도 그 시점에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그것들은 복귀할 것이며 그건 시간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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