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러시아산 금 수입금지 추진...금값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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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러시아산 금 수입금지 추진...금값 오를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2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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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연간 190억 달러어치 러시아산 금 수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산 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채택할 전망이다. 세계 2위 금 생산국인 러시아의 자금줄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영국 등은 러시아산 금을 수입해온 만큼 금 공급 감소로 국제 금값이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는 중국, 중동 등에 금 수출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 국기가 골드바를 덮고 있다. 사진=킷코뉴스
러시아 국기가 골드바를 덮고 있다. 사진=킷코뉴스

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RT)는 영국 정부 발표를 인용해 G7 정상들이 러시아 금의 금수 제재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G7 정상들은 26일부터 사흘 동안 독일 바이에른주의 엘마우 성에서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G7 정상들은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방안들을 의논할 예정"이라고말했다.

G7 정상들이 러시아 금 수입금지에 눈을 돌린 것은 푸틴 대통령에 경제 타격을 줄 수 있다고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금은 천연가스, 원유 등 에너지에 이은 푸틴의 돈줄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 금 생산국이다. 러시아산 금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9.5%(2020년 기준)를 차지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탈달러 정책에 따라 달러 자산을 파는 대신 금을 대량으로 매수해 2000t 이상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금은 에너지에 이어 러시아의 가장 수지맞는 수출품"이라면서 "수출금액은 연간 190억 달러정도이이며 대부분 G7 국가 이내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만약 수출을 차단하고 약 190억 달러에 이르는 세입에 대한 접근을 거부한다면 이는 상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RT는 블링컨 장관의 말은 틀렸다면서 "러시아의 두 번째 가치가 많은 수출은 식량"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농산물 수출은 370억 달러 이상이라고 RT는 덧붙였다.

러시아산 골드바에 음각하고 있다. 사진=스푸트니크
러시아산 골드바에 음각하고 있다. 사진=스푸트니크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이후 국제시장에서 러시아산 금의 유통은 거의 중단됐다. 지난해에만 전체 금수입의 28%인 150억 달러어치의 러시아산 금을 사들인 영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 금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재무부 등과의 금 거래에 관여하는 걸 막는 행정명령에 지난 4월 서명했다.

그렇지만 유럽은 아직 금을 제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러시아를 금거래 인가국에서 제외시키자 러시아산 금 수입을 중단했다. 이는 사실상의 러시아산 금 수입금지 조치였다. 

G7의 러시아 금 수입금지 제재가 국제 금 시세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 부트로스 데일리FX 전략가는 "금수 조치로 세계 금 공급량이 다소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1% 가량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를 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꼽혀온 금 가격이 물가 상승 국면에서도 부진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강(强) 달러 때문이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국제 금값은 미국 달러 가치와는 정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가치가 올라가면 반대로 내려간다. 다른 통화로 금을 사는 투자자들은 더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커진다. 

안전자산 중에서 금보다 달러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달러가 강세면 달러로 금을 사야 하는 비(非) 미국인 투자자들에게 금의 실질 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금의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가격은 내려간다. 금 선물가격은 지난 3월 8일 온스당(약 31.1g) 당 2049.85달러까지 갔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해 16일에는 1857달러대, 현재는 1820달러대로 내려왔다 .

이런 상황에서 금 공급차질이 생긴다면 금값은 강한 상승압력을 받을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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