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원유가격상한제, 합리적 가격을 찾는 게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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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가격상한제, 합리적 가격을 찾는 게 핵심"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2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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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서방국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정해진 가격을 넘는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지 않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제도가 찬반양론을 거쳐 도입될 경우 국제유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공급부족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 내에서 잡음이 발생할 소지가 있으며 실패 시 유가가 급등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타타르스탄 유전 전경. 사진=러시아투데이
타타르스탄 유전 전경. 사진=러시아투데이

하나금융투자의 전규연 연구원은  28일 원자재 레시피 보고서에서 "원유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의 원유 거래를 차단하지 않음으로써 공급 부족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저유가로 러시아는 판매이익을 크게 얻지 못하고 다른 국가들의 인 플레이션을 낮추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다시 말해 서방의 관점에서는 원유가격 상한제는 일거양득, 한꺼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묘책인 셈이다. 

전규연 연구원은 "서방국들이 가격을 통제할 권리는 없기 때문에 원유 가격 상한제는 정해진 가격을 넘을 경우 해상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조선의 90% 이상이 영국이나 유럽계 보험에 가입돼 있어 이들의 동참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급 부족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럽 내에서 잡음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가 가격 상한제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세부 논의가 전개될 예정으로 있다. 문제는 실제 도입 과정에서 부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G7 외에도 러시아와 중국, 인도의 선택에 따라 유가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저가에 대량으로 구매해 비축에 나섰지만 서방의 러시아 봉쇄의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이미 단행하고 있는데 EU는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해 제재를 마련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재정균형 유가는 배럴당 65달러로 추정된다. 사진=하나금융투자
러시아의 재정균형 유가는 배럴당 65달러로 추정된다. 사진=하나금융투자

이에 따라 유 가격 상한제 도입도 합의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 연구원은 내다봤다.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이번 안건에 찬성하게 될 경우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며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게 포인트인데 실패하면 유가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전 연구원의 결론이다.

이번 안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상한제의 상단이 어느 수준으로 결정될 지다. 러시아의 재정균형유가는 배럴당 65달러 수준이며, 러시아의 원유 생산 비용은 45달러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판매 가격이 원유 생산 비용에 근접할수록 러시아의 판매 수익이 감소하겠지만, 그만큼 러시아가 제재에 반발해 공급을 차단해버릴 수 있는 리스크도 커진다. 즉 가격 상단이 낮아질수록 유가 급등 가능성이 높아진다.전 연구원은 "원유 가격 상한제가 목표대로 이뤄지려면 러시아의 판매 수익을 낮추면서 거래는 계속되게 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G7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 추진 소식에 국제유가는 27일 상승 마감했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1.81% 오른 배럴당 109.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1.74% 상승한 배럴당 115.09달러에 거래됐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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