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등 금속 시황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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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등 금속 시황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6.3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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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와 주석 등 산업용 금속 시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수요 감소,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조치로 경기가 후퇴해 금속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등을 재고로 보유하면서 가격 상승에 따른 평가차익을 영업이익에 반영하는 풍산을 비롯한 금속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죽을 쑬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제련소에서 작업자가 용해된 구리를 다루고 있다.사진=마이닝닷컴
구리 제련소에서 작업자가 용해된 구리를 다루고 있다.사진=마이닝닷컴

3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현금결제 즉시인도 전기동 가격은 지난 3월 기록한 t당 최고1만730달러에서 28일 8502달러로 폭락했다. 전기동은 수도배관을 비롯한 건축자재, 전선,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에 다양하게 쓰여 구리 가격은 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경기지표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박사 구리'라는 별명도 붙었다.

전자제품 땜납 원료 등으로 쓰이는 주석 가격도 4월4일 4만4500달러 고점에서 2만8150달러로 주저 앉았다.지난 2주 사이 21% 이상 폭락해 거래가 4년 간 동결된 1980년 대이 후 최악의 시황을 보이고 있다.

아연과 니켈 등 주요 금속 가격도 약세다. 니켈 가격은 지난 4월8일 3만4100달러에서 28일 2만3900달러로 하락했다. 아연 가격은 4월19일 4530달러 고점에서 3449.5달러로 급락했다. 

런던금소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현금결제 즉시인도 니켈가격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소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현금결제 즉시인도 니켈가격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철광석 가격도 하락했다. 시장조사회사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29일 철함량 62% 철광석의 중국북부 수입 가격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에도 전날 종가에 비해 1% 내린 t당 123.65달러를 기록했다.

금속 시황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봉쇄 이후에 대한 낙관적인 경제 전망 속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전망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재고 급감 속 신규 공급 부족,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등  가격 상승요인이 상존하고 있는데도 금속 시황은 중국의 수요 감소,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경기 침체에 따른 산업활동 둔화 우려로 위기를 맞고 있다. 중개업체들과 투자자들은 구리와 기타 산업용 금속 매도를 가속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앞으로 몇 주 사이에 더 가파른 하락이 올 것이라는 데 배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할지라도 다른  경제 대국의 경기 둔화가 지속된다면 앞선 수퍼사이클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OCI 글로벌 커모디티스의 아멜리아 샤오 푸 상품전략부문 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가격을 새로운 고점으로 밀어올릴 수 없을 것이며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면서"다른 국가들이 경기침체로 향한다면 중국만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제조업활동은 이미 위축되고 있고 S&P글로벌이 측정한 유럽의 제조업 생산도 2년 만에 처음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생산도 23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속시장 붕괴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결정한 데 이어 7월에도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게 방아쇠를 당겼다. 주요국들도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재량지출에 충격을 주고  부동산과 자동차, 내구재 시장 등에서 금속 수요 붐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물론, 건설과 산업용 기계와같은 분야의 수요 리스크를 더 키우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금속은 에너지와 곡물 등 다른 원자재에 비해 타격을 심하게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금속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구리 관련주인 풍산의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 연속으로 올랐으나 29일 1.37% 빠지면서 2만51590원으로 내려갔다. 국내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는 같은날 3.7% 빠진 23만4000원으로 하락했고 현대제철은 2.1% 내린 3만2700원으로 마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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