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공급차질로 기업 비용 뛰고 생산 악화…물가 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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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공급차질로 기업 비용 뛰고 생산 악화…물가 더 올라"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7.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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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 조치로 올들어 공급망 교란이 심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확대되고, 기업 생산도 추가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차질 파급 경로. 사진=한국은행
글로벌 공급차질 파급 경로.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은 4일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 및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 글로벌 식량수급 불안 가능성 등으로 향후 공급차질 전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공급망 차질의 주요 특징으로 기업의 비용 인상을 통해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된 점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산업 전반에서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주요 원자재 생산 비중.사진=한국은행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주요 원자재 생산 비중.사진=한국은행

2020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세계 팔라듐 생산의 43.3%, 천연가스의 18%, 밀의 10.8%, 백금의 12.4%, 원유의 1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연합(EU)와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관련 원자재를 수출하지 못하니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한은은 다음으로 생산차질은 공급망의 복잡성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산업은 중간재 투입비중이 높고 공급망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져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해 공급망 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마지막으로 국가별로는 공급망 구조의 차이 등으로 파급영향이 차별화됐다고 한은은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중국과 연계성이 높은 유럽은 공급차질의 영향이 크게 나타난 반면 러시아 등과의 연계성이 낮고 에너지 순수출 국가인 미국의 경우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박창현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 등은 "자동차, 건설, 기계장비 등 일부 산업에서 부품·자재 수급차질로 생산이 제약됐으며, 비용 측면에서는 원자재·중간재 가격 상승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대부분 산업에서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의 공산품 가격 구성품목 중 5% 이상 상승한 품목 비중이 올 들어 50%를 웃돌았고, 10% 이상 오른 품목도 40%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모형을 통해 국내 산업의 생산 및 물가에 대한 공급차질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생산자물가는 최근 견조한 수요와 공급차질이 맞물리면서 상방 압력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조사총괄팀 김선진 과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공급 차질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물가 오름세가 심화하고 생산에 대한 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상황과 국내 산업의 취약성을 면밀히 점검해 충격에 사전 대비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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