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8거래일 만에 또 1300원 돌파...백방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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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8거래일 만에 또 1300원 돌파...백방이 무효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7.0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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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5일 또 1300원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지난달 환율이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서며 외환당국이 방어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형국이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 우리의 무역수지 적자로 환율과 물가가 불안해지는 모습이다.  무역 적자→환율 상승→수입물가 상승→적자폭 확대라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300.3원에 거래를 마쳤다.1,300원대 종가는 지난달 23일(1,301.8원) 이후 8거래일 만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외환당국의 방어에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들 8거래일 만에 다시 돌파했다.  사진=CNews DB
외환당국의 방어에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들 8거래일 만에 다시 돌파했다.  사진=CNews DB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원 내린 1296.0원에 출발해 장 초반 1294.0원까지 하락했지만 오전 11시께부터 상승 궤도에 오르며 1301.1원까지 뛰었다가 1300원선에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면서 달러가치가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유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4월에 200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선 후 105선까지 상승했다. 미국달러 가치 상승은 한국 원화의 약세의 동의어다.

또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에 비해 15.6% 증가한 3503억 달러, 수입은 26.2% 증가한 3606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약 1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상반기 91억 6000만 달러,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상반기 64억 달러 적자 기록을 크게 웃돌았다.

무역수지 적자는 무역·서비스·소득·경상이전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의 악화로 이어지기에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우리 수출품의 가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유 등의 원화 기준 수입가격을 끌어올려 수입물가에 이어 국내 소비자 물가를 치솟게 한다. 5월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153.74(2015=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6.3% 올랐다. 수입물가 상승 영향으로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라 13년 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6% 상승하면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6%를 넘어섰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쓰면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 권고 수준 아래로 내려갈 정도로 줄어들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보다 93억3000만 달러가 준 4382억8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감소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감소) 이후 가장 컸다.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통화량의 5%, 유동 외채의 30%, 외국환 증권과 기타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금액의 100~150%를 적정 외환보유액이라고 본다. 지난해 한국의 외환보유액 비율은 98%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외환보유액이 최근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계속 줄면서 올해 비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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