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경기침체 우려에 8~9% 급락…WTI 100달러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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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경기침체 우려에 8~9% 급락…WTI 100달러 아래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7.06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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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경기침체시 연말 배럴당 65달러, 현상태 지속시 85달러 전망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될 듯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 급락했다. 5월 이후 두 달여 만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투자은행인 씨티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초래돼 원유수요 줄면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전세계를 엄습한 인플레이션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팬데믹 이후 수요 반등이 맞물리면서 대략 50%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견인하고 성장을 억누르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각) 8~9%대 하락하면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두 달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석양을 배경으로 원유 채굴 펌퍼가 서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각) 8~9%대 하락하면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두 달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석양을 배경으로 원유 채굴 펌퍼가 서 있다. 사진=러시아투데이

5일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8.2%(8.93달러) 떨어진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11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이다.

같은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9.5%(10.73달러) 내린 배럴당 102.77달러에 마감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 3월9일 이래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은 경기 둔화나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함께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지난달 15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결정하면서 미국달러 가치가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5일(현지시각) 106.49를 기록, 전날에 비해 1.29% 오르는 강세를 이어갔다. 사진=마켓워치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5일(현지시각) 106.49를 기록, 전날에 비해 1.29% 오르는 강세를 이어갔다. 사진=마켓워치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49로 전날보다 1.29%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원유를 비롯한 각종 삭품 가격은 달러가치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즉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로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달러로 사야하는 기회 비용이 늘어나는 가격이 내려간다.   

최근 미국에서도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한때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한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도 최근 4.80달러로 내려가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4주간 평균 휘발유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뿐 아니라 금속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와 곡물의 선물 가격도 이날 대부분 4% 이상 급락했다.

유가와 관련해서는 어느 수준까지 내려갈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초래될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하락하고 내년 말에는 45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개입이 없고 원유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삼고 이같이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현재 원유시장을 1970년대 원유쇼크 시대와 비교했지만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지만 경기침체가 없더라도 브렌트유 가격은 연말까지 배럴당 8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는 이 시나리오 확률을 50%로 봤고 내년 45달러 확율을 10%로 예상했다. 

씨티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가격상한제를 적용해 수입을 제한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 연말 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확률이  30%라고 밝혔다.

씨티그룹 분석가들은 "역사상 증거를 보면 최악의 세계 침체시에만 원유수요는 감소한다"면서 "그러나 모든 경기침체 시 유가는 한계비용까지만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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