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은 한 번만, 금리인상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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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은 한 번만, 금리인상은 지속"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2.07.13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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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다. 지난달 6%에 이른 물가를 안정시키고 주요국 금리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만큼 금리인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즉 빅스텝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만 금리인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증권사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다.사진=한국은행

한은 금통위는 물가상승 압력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 단행했다.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25%로 올라갔다. 이는 한은이 판단하는 중립금리 하단에 이르렀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한 글로벌 통화 긴축 가속화 움직임에 한국은행도 동참하는 흐름이다. 이로써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왔고 주식시장은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남은 것은 향후 한은의 행보다. 남은 세 차례 금통위에서 또 빅스텝을 밟을지 아니면 기존처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을지가 핵심관심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은 빅스텝 없이 0.25% 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싣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즉,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 하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25bp(1bp=0.01%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예인 연구원은 "빅스텝은 한 번만이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기 연구원은 "국내 빅스텝 결정에 대외 여건이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는데, Fed의 속도 조절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빅스텝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 심리가 자리잡은 상황인 만큼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일단락됐지만 그동안 누적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소비자에게 파급되는 힘이 잔존하면서 기저효과에도 국내 물가 상승률은 연말까지 6%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Fed와 마찬가지로 한국은행도 고물가 고착화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결국 중기적인 시계에서 경기에도 긍정적이라고 인식하는 모습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는 '6% 정도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되면 경기보다 물가를 우선 잡는게 경기에도 좋다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인식을 정부와 공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안정 우선주의를 표명하는 한은은 연말로 갈수록 확대되는 경기 하방 압력에도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물가에 금리인상 기조를 쉽게 꺾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안재균 연구원도 금통위 결정에 대한 코멘트에서 "뚜렷해진 한은의 시그널로 향후 기준금리 전망 불확실성이 축소됐다"고 긍정평가했다. 안재균 연구원은 "오늘 회의를 통해 기준 금리가 2.25%에 도달했지만, 시장은 2.50% 이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면서 "Fed가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이제부터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하단에 근접했고, 2.75~3.00%의 시장 기대가 바람직하다는 한은의 입장은 향후 기준금리 전망 불확실성을 낮춰줄 요인"이라면서 "연속 빅스텝 인상 우려를 차단하면서도 기대인플레 안정 도모를 이어가는 일석 이조 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한금투는  이번 금통위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2.50~2.75%로 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8월과 10월 추가 25bp 인상을 통해 연말 기준금리 2.75% 도달 전망을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나투자증권의 김상훈 연구원은 "추가 빅스텝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금통위 리뷰에서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가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경우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표하면서 8월 연속 빅스텝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2.25%가 중립금리 하단 수준이라는 총재 발언과 2.75~3.00% 최종금리 반영이 적절하며, 기준금리 3.0% 이상은 금통위 베이스라인(base line)이 아니란 발언 등은 최소 인상기 후반 진입 여부에 대한 시장 고민을 덜어줬다고 판단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3분기 물가 피크와 순이자부담으로 3분기 이후 소비 제약 가시화는 성장 전망치 하향을 초래하며, 전망치 2.0% 도달 시점이 통화정책기조 변화 시그널이란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서 "또한 추가 빅스텝이 없고, 4분기 한 차례 동결을 통한 연말 최종금리 2.75% 전망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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